[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새로운 채권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털 창업주(사진)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군드라흐는 이날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에서 진행된 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의 취약성이 더 많이 드러나고 경제 지원 대책은 제한돼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인사들도 각자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어 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드라흐는 통화정책을 동전 던지기처럼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 4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후 월가의 전망은 다시 12월 인상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주 월가가 예상하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56%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1주일 전만 해도 월가가 보는 12월 인상 확률은 30%대에 머물렀다.
군드라흐의 주장은 구(舊) 채권왕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군드라흐가 부각되기 전 채권왕으로 군림했던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9월 투자보고서에서 Fed가 당장 제로금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ed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군드라흐는 Fed가 기준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 상황, 신흥시장의 어려움, 유가 급락, 인금 인상 부진, 달러 강세 등은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 좋지 않은 시기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군드라흐와 그로스의 행보는 최근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더블라인 토털 리턴 펀드는 현재 505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만 12억4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그로스는 최근 든든한 후원자였던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를 잃었다. 소로스는 그로스가 야누스 캐피털로 옮긴 후 투자 실적이 좋지 않자 최근 야누스 캐피털에 맡겼던 5억달러 투자금을 회수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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