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현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청년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청년유니온·민달팽이유니온·청년광장·대학고발자·KYC(한국청년연합회)·청년참여연대는 4일 오전 11시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로 풀어가는 청년의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먼저 발언에 나선 하준태 KYC(한국청년연합) 대표는 "김무성 의원이 요즘 청년들은 잘못된 역사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헬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고 느끼는 것은 역사 교육 때문이 아니라 최소한의 사회 진입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 대표는 "그런데도 현 정부는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국민들과 야당을 국정 발목을 잡는 세력으로 보고, 자신들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매진하겠다고 한다"며 "겉으로는 누구보다 청년을 걱정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정작 대통령과 대통령이 발표하는 정책에는 청년이 없다"고 비판했다.
송아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도 "헬조선, 흙수저 같은 말들이 급격하게 공감을 얻고 확산될 수 있었던 데에는 청년들이 잘못된 역사교육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혜진 대학고발자 기획팀장은 "일자리 운운하면서 교육 개혁하겠다는 정부를 청년들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교과서 뿐 아니라 얼마 전 발표된 대학 구조 개혁안에서도 IT관련 학과를 만들면 2200억원 만들겠다고 했지만, 정작 그 학과에 다니는 대학생들은 스스로를 '최첨단 노가다꾼'이라고 말할 정도로 근로 여건이 형편없다"며 "제발 실정을 알고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서비스 노동자 20만명을 포함해 청년을 상당수 고용하고 있는 롯데의 경우, 10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이 만연하다"며 "다른 개혁을 할 게 아니라 불량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는 대기업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얼마 전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32번 청년을 언급하고 자신의 모든 잘못된 개혁을 모두 '청년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위해서라면 국정교과서 대신 제대로 된 청년 대책과 민생대책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정화로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부디 청년은 그만 팔고, 제대로 된 청년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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