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예술강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가 개최하는 다양한 문화, 축제, 교육 프로그램에 예술 강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예술강사들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과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대장정' 17일차를 박 시장은 28일 저녁 6시30분 서대문구 홍은예술창작센터에서 열린 '학교 예술 강사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예술 강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학교 문화 예술 교육 활성화를 위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정하는 예술 수업 전담강사다.
이날 간담회에는 학교 예술강사 19명이 참석했다.
먼저 9년째 예술강사로 일하고 있다는 한 예술 강사는 "무려 9년 동안이나 임금이 똑같다"며 "최근 예술 강사가 수업할 수 있는 학교 수업 시수가 줄어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8년째 예술 강사로 일하고 있다는 김혜옥씨도 "예술 강사는 10개월짜리 일자리"라며 "여름방학동안은 아이들하고 연관 작업이 있어서 괜찮지만 학기가 끝나고 12월부터 그 다음해 3월까지 사실상 '무직자'가 된다고 말했다.
학교의 예술 수업이 사실상 '무늬 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만화 애니메이션 분야 예술강사 민정요씨는 "학기 시작할 때 예술 강사들은 학교가 어떤 수업 원하는 지에 대한 공유가 전혀 없이, 수업 시수만 보고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 씨는 이어 "그러다보니 수업 방향은 물론 학생들의 예술 수업에 들어가는 재료도 전혀 준비하지 못해 사실상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시가 경비원, 청소하시는 분들을 다 정규직으로 전환했던 것처럼 이 자리에 답을 갖고 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예술 강사 사업은 정부 사업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중앙정부의 결단이 중요한 만큼, 중앙정부에 서울시가 예술 강사 사업 개혁필요성에 대한 종합리포트를 만드는 등 예술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간접적인) 지원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3000여개 '놀토'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정작 할 사람이 없다
"며 "앞으로 서울시가 하는 다양한 문화,축제,혁신교육 등 의 프로그램에 예술 강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 심금순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구자희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 등이 참석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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