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휴대폰 케이스 등을 제조하는 신영프레시젼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급사업자의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깎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수급사업자와 실질적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분기마다 일정 비율로 수급사업자의 납품단가를 인하한 신영프레시젼에 대해 시정 조치하고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정 조치에는 향후 재발 방지 명령, 하도급대금 1억6700만원 지급 명령이 포함됐고 과징금 액수는 1억5000만원이다.
신영프레시젼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휴대폰 제조업체로부터 휴대폰 부품 48개 모델, 171개 품목 제조위탁을 받았다. 여기서 도장·코팅작업은 수급사업자 비에스아이 일렉트로닉스에 재위탁했다. 그러면서 매 분기마다 납품품목에 대해 단가인하를 검토했다.
자신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작성한 단가인하 합의서에 수급사업자 비에스아이 일렉트로닉스가 날인하는 등 실질적인 협의는 사실상 없었다. 이렇게 분기당 종전단가에 비해 2~8%의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 하도급대금 총 1억6700만원을 감액했다.
하도급법은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를 적용해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공정위는 "신영프레시젼이 단가인하 사유로 '지속적인 원가절감 활동의 결과'라는 주장을 하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정한 임의적 기준에 따라 분기별, 품목별 일정 비율로 지속적인 단가인하를 실행했고, 일부 품목의 경우 6회(누적 28.7%)에 걸쳐 단가인하를 한 점을 감안할 때 정상적 거래관행으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수급사업자 비에스아이 일렉트로닉스는 신영프레시젼과의 거래가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2011년 85.7%)을 차지하고 있었다. 단가인하 결정 과정에서 신영프레시젼이 직접 작성한 단가인하 합의서에 비에스아이 일렉트로닉스는 순순히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최영수 공정위 서울사무소 제조하도급과장은 "휴대폰 부품 시장의 경우 교체주기가 빠르고 모델·품목이 다양해 원사업자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 단가인하 협의 없이 단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번 조치가 비슷한 행태의 재발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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