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70% 노후빈곤층 전락 우려
"노후준비 지원 프로그램 적극 도입해야"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정부가 예비 은퇴자들의 노후 준비를 적극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8일 '은퇴 앞둔 계층에 대한 노후준비 지원 필요'라는 주간 논단을 통해 "국내의 경우 외국에 비해 노후준비가 취약하고 고령층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미비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노후준비는 각종 조사에서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노후준비가 별로 돼있지 않거나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비중이 73.1%에 이른다. 50세 이상의 경우도 69%로 대부분이 노후준비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2014년 피델리티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48%만이 노후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들의 노후준비가 미국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며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외국의 경우는 은퇴가 임박했지만 아직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계층의 노후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는 2002년부터 은퇴를 앞두고 있는 연령층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하여 50세 이상의 연령층에 대해 캐치업 컨트리뷰션 플랜(Catch-Up Contributions Plan)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에서는 50세 이상 근로자들에 한해 모든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표준 퇴직연금의 기여한도를 초과해 기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추가로 기여할 수 있는 퇴직연금 제도는 401(k), IRA 등이 있고 추가 기여분에 대해서도 동일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401(k)기준으로 2015년 표준기여 한도인 1만8000달러 외에 추가로 최대 6000달러까지 기여할 수 있다.
호주도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을 통해 미국과 같이 50세 이상의 연령층에 대해 추가적으로 기여를 허용하고, 세제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2014~2015 회계기간 기준으로 50세 이상 연령층의 경우 표준 기여한도 3만 호주달러보다 5000달러를 추가로 기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기여율을 소득과 연계해 연령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아일랜드는 PRSA(Personal Retirement Savings Accounts)를 통해 기여하고,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기여한도는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하도록 했다. 50대 이상은 소득대비 35~40% 수준까지 기여할 수 있는데 반해, 30대는 20%까지만 기여할 수 있도록 해 기여수준을 연령에 따라 크게 차등하고 있다.
캐나다는 RRSP(Registered Retirement Savings Plan)를 통해 매년 정해진 최대 기여한도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미사용 잔여한도에 한해 추후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과 같이 50세 이상 계층에 대해 사적연금에 대해 타연령층과 차별해 추가적인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며 "국내의 경우 현재 자영업자 등이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50세 이상을 모두 포괄해 세제혜택을 줄 수 있는 개인연금저축 등을 통해 외국처럼 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퇴를 앞둔 계층에 대해 세제혜택 등을 부여해 노후준비를 지원하는 것이 당장은 재정수지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들 세대가 자발적으로 노후를 충실히 준비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복지비용의 지출감소를 가져와 재정수지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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