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EV)업체 테슬라 모터스가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구매를 최종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LG화학과 테슬라의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이 임박했으며 양측이 최종 입장을 조율 중이다.
그동안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은 파나소닉이 독점했지만 테슬라가 최근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서 LG화학과의 협력을 검토해 왔다. 파나소닉은 오사카 공장에서 테슬라에 납품하는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양측은 총 5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네바다주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중이다.
신문은 파나소닉이 배터리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 사업을 성장전략의 기둥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테슬라에 대한 독점권을 상실하게 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성장에 따른 수요 확대분 일부를 LG에 내주고 가격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처 목록에 LG를 추가한 건 안정적인 조달은 물론 여러 업체를 경쟁시켜 가격과 성능을 개선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계약과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모든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급 계약이 체결되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의 경쟁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배터리 시장 1위는 46%의 점유율을 가진 파나소닉이다. 2위는 닛산과 NEC가 공동 출자한 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AESC, 17%)이고, 3위는 LG화학으로 11%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LG화학이 제너럴모터스(GM), 르노 등을 포함해 20여 곳으로 공급처를 확대한 데다 이번에 테슬라와의 계약까지 체결되면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화학은 전날 중국 남경(南京)시 신강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하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가속화 했다. 이번에 준공된 배터리 공장은 셀(Cell)부터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괄 생산 체제를 갖췄다. 축구장 3배를 합친 면적(2만5000㎡)에 지상 3층 규모로 연간 전기차 5만대 이상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은 "이번 배터리 공장 준공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중국 공장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으로 2020년까지 배터리 생산 규모를 현재보다 4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1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겠다는게 LG화학의 목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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