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규모 약 34조원…지난해 1위 마윈 알리바바 회장 2위로 밀어내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사진)이 중국 최고 부호로 다시 등극했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25일 저녁(현지시간) 발표한 '중국 100대 부자' 리스트에 따르면 왕 회장은 올해 순자산 규모 300억달러(약 33조9800억원)로 다시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2013년 1위에서 지난해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에게 밀렸던 왕 회장이 올해 다시 1위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완다부동산과 완다시네마라인(萬達電影)의 기업공개(IPO) 덕이다.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 왕 회장은 순자산 375억달러로 1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왕 회장의 이름이 외부로 널리 알려진 것은 완다가 2012년 미국 제2의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인수한 뒤다.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400억달러인 완다그룹의 매출 규모를 오는 2020년 1000억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적어도 2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게 목표다.
왕 회장은 어릴 적 뼈저리게 가난을 경험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다. 15년 6개월 동안 인민해방군에서 복무하다 1986년 다롄(大連)시 시강(西崗)구 인민정부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부동산으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430개가 넘는 백화점, 쇼핑 플라자, 영화관, 고급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격동의 문화대혁명 기간(1966~1976년)에 성장해 오늘날의 '완다제국'을 일군 왕 회장에게도 골칫거리는 있다. 그의 철딱서니없는 외아들 왕쓰총(王思聰)은 지난 5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자기가 기르는 개 사진을 올렸다.
견공 앞다리에 그 비싼 골드 애플워치를, 그것도 두 개나 채운 사진이었다. 견공이 찬 것과 같은 골드 애플워치의 경우 가격은 1만~1만7000달러다.
대륙 전체가 부글부글 끓은 것은 물론이다. 사진 속의 견공은 시베리안 허스키종(種)으로 전용 명품 '펜디' 가방을 갖고 있는데다 최고급 생수 '피지'만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위였던 마 회장은 자산이 218억달러로 늘었으나 올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순자산 147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던 검색포털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올해 자산이 104억달러로 줄어 6위까지 미끌어졌다.
3위는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迅) 창업자인 마화텅(馬化騰) 회장에게 돌아갔다. 그의 순자산은 지난해 144억달러에서 올해 195억달러로 늘었다.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창업자는 132억달러로 4위를, 비철금속업체 정웨이(正威)인터내셔널그룹의 왕원인(王文銀) 회장은 121억달러로 5위를 장식했다.
올해 순위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무인 항공기(드론) 제조업체 다장촹신커지(大疆創新科技ㆍDJI) 창업자인 왕타오(汪滔)다. 2006년 200만위안(약 3억5190만원)으로 DJI를 출범시킨 왕 창업자는 순자산 36억달러(38위)로 올해 처음 리스트에 올랐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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