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내년 초 이통사 5조원 경매 전쟁. 上]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는 2.1㎓ 대역
로밍·신규 단말기 공급에 용이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가입자 대비 LTE 주파수 보유량이 경쟁사의 60~72%에 불과해 사업자 간 주파수 불균형이 심각합니다."(SK텔레콤)
"3G 및 LTE 가입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2.1㎓대역은 이용자 보호 및 서비스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KT)
"2.1㎓를 기존 사업자에 재할당할 경우 수조 원의 국고손실과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LG유플러스)
내년 초 실시될 주파수 경매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벌써부터 한바탕 전쟁을 치를 태세다. 이번 주파수 경매금액만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말까지 주파수 경매 계획을 수립한 후 내년 초에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파수 경매란 새로운 여유 주파수가 나올 경우 이를 경매에 부쳐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사업자에 일정 기간 사용권을 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2011년에 처음 도입됐으며, 지금까지 2차례(2011년ㆍ2013년) 실시됐다.
경매에 나올 후보 주파수는 700㎒대역의 총 40㎒폭, 1.8㎓대역의 20㎒폭, 2.1㎓대역의 20㎒폭, 2.5㎓대역의 40㎒폭, 2.6㎓대역의 60㎒폭(20㎒ 및 40㎒) 등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의 최대 접전대역은 2.1㎓다. 2.1㎓대역 주파수는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이 주파수를 이용해 LTE를 제공하는 이통사들이 많아 해외 로밍이나 신규 단말기 공급이 용이하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2.1㎓대역에서 총 120㎒폭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100㎒폭의 이용 기간이 2016년 12월 만료된다.
SK텔레콤과 KT는100㎒폭 중 60㎒폭을 LTE용으로, 40㎒폭은 3세대(G)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두 회사는 80㎒폭을 경매없이 재할당하고, 3G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의 일부(20㎒폭)만 경매하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주파수 대역이 연이어 붙어 있어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유리하다. SK텔레콤과 KT가 이미 상당 부분 투자해 추가 투자가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1㎓대역 100㎒폭 중 LTE로 사용하고 있는 60㎒폭을 경매에 내놔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주장처럼 60㎒폭을 경매할 경우 기존 이용자의 LTE 전송속도 및 통신 품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번에 경매에 나오는 700㎒ 주파수 대역도 관건이다. 700㎒대역은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주파수 대역과 붙어 있어 재난망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SK텔레콤과 KT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부는 올해 말 선정하는 제4이동통신사로 하여금 2.5㎓대역과 2.6㎓대역의 40㎒폭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다. 제4이동통신사가 어떤 주파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제 경매에 나올 주파수가 달라질 수 있다.
제4이동통신사 후보 사업자들은 시분할(TDD) 방식인 2.5㎓를 선호하고 있어 2.6㎓에서 총 60㎒폭이 경매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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