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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래의 현장에서] KLPGA의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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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래의 현장에서] KLPGA의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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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소탐대실(小貪大失)'.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작은 이익에 욕심을 내고 있다. 바로 '컷 오프'된 선수들에게 주는 경비 지원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E1채리티오픈과 초청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BMW레이디스, 한화금융클래식,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 등 일부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20~50만원을 지급했다.


취지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예선 탈락한 선수들에게는 사실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단비와 같다. 문제는 스폰서의 의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 KLPGA가 기업에 요구해 얻어냈다. 대회 관계자는 "구자용 KLPGA 회장이 회사 대표를 만나 부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절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모양새가 좋지 않고, 스폰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BMW레이디스의 경우 73명이 '컷 오프' 됐고, 약 3650만원의 추가 경비가 들었다.

KLPGA의 '갈지자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총상금 인상에 대한 압박이다. "A대회는 얼마인데 이 대회는 총상금을 늘릴 계획이 없냐"는 내용이다. 관계자는 "대회가 많아지자 스폰서에 대한 예우는커녕 오히려 갑의 입장에서 일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양한 아이디어 창출 대신 스폰서를 제어해 투어 규모를 확장시키는 쉬운 길만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넵스는 실제 지난 6년간 열었던 KLPGA투어(넵스마스터피스)를 접었다. "신설대회에 일정이 밀려 클레임을 걸자 총상금이 적다는 핀잔만 들었다"는 후문이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로 선회해 6월 넵스헤리티지를 창설한 이유다. 바로 총상금 4억원에 최종일 수익금 2억3236만원을 더해 6억3236만원을 지급하는 '총상금+α' 마케팅으로 화제가 됐던 무대다.


KLPGA투어는 올해가 그야말로 르네상스시대다. 29개 대회에 총상금 18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잘 나갈 때 더욱 몸을 낮춰야 한다. 김효주(20)와 김세영(22), 장하나(23), 백규정(20) 등 '빅 4'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진출하면서 이미 "흥행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내년에는 '흥행카드' 전인지(21)마저 미국으로 건너간다.


매년 빅 루키들이 등장한다는 게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KLPGA가 '화수분'은 아니다. 이쯤되면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프로골프(KPGA)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컷 오프' 선수 지원금과 상금 인상 등 스폰서를 압박할 때가 아니다. 언젠가는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글로벌투어로 도약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해야 한다. KLPGA가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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