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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무역흑자…'불황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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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수입액 급감에 3분기 663억1200만달러
작년 두배 넘지만 물량기준으로 수입 늘어
"원자재 저가매입 자본재 투자유도 긍정적"


사상최대 무역흑자…'불황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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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수출 감소세 속에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일각에서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며 흑자 규모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무역흑자 속내를 따져보면 긍정적 측면이 많다며 불황형 흑자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무역수지는 663억12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8억4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작년 연간 무역수지 471억5000만달러를 이미 지난 7월에 넘어선 이후에도 줄곧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매달 평균 71억달러의 무역수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무역수지 8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수출입 규모를 보면 대표적인 불황형 흑자 양상이다. 올 들어 9개월째 수출이 줄면서 9월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입 둔화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 1~9월 누적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5%나 감소했다. 주요 원인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꼽힌다. 이 기간 원자재 수입은 지난해보다 37.9% 감소했으며 특히 전체 수입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에너지자원 수입액이 지난해보다 48.0%나 급감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감소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하지만 금액이 아니라 물량 기준으로 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수입 물량이 작년보다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경기 위축과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올 1~9월 전체 수입 물량은 4억195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1493만t) 대비 1.1% 늘어났다. 월간 기준으로 수입 물량이 감소했던 달은 네 번뿐이었고 증가했던 달은 다섯 번이나 된다.


지난해 수입한 물량을 작년보다 반값에 수입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수입품인 원유의 경우 도입 단가는 작년 9월 배럴당 105달러에서 지난달 50.9달러로 절반 이상 하락했지만 원유 도입 물량은 7610만배럴로 지난해보다 0.8%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는 고스란히 기업의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또 수입내용을 보면 내수나 투자 부진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원자재와 달리 자본재 수입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자본재 수입은 전년 대비 7.6%(금액기준) 늘었다. 작년 1월 이후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원 수입국이라는 입장에서 저가에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도입 물량이 늘어날 수 있고 자본재 수입 증가도 기업의 투자나 내수가 증가한다는 전망을 기초로 이뤄지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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