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제유가·기상여건 면밀히 모니터링"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개월째 0%대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6% 올랐다. 지난해 12월 0.8%를 기록한 뒤 10개월 연속으로 0%대에 머물고 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상승해 9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5% 상승해 역시 9개월째 2%대를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2% 하락했고, 농산물 작황 호조로 신선식품지수는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농산물이 가격 안정세에 들어가고 공업제품 가격도 내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렀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추석 민생대책,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농축수산물·내구재·가공식품 가격이 안정된 것이 서민 체감물가 안정과 소비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농축수산물은 작년보다 1.7% 올라 6월(4.1%), 7월(3.7%), 8월(3.4%)로 이어지던 높은 상승률이 꺾였다.
무(-23.9%), 열무(-19.8%), 상추(-18.7%), 포도(-18.1%), 고구마(-16.7%) 등 농산물 값이 내렸다. 그러나 양파(85.7%), 파(36.2%), 마늘(30.2%) 등은 기저효과 때문에 전달에 이어 여전히 급등세였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0.4%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등유(-27.5%), 경유(-21.6%), 휘발유(-16.6%) 등의 가격 하락폭이 8월보다 커졌다. 석유류 제품은 전체 물가를 0.95%포인트 하락시켰다.
전기·수도·가스도 9.9% 내려 물가를 전체적으로 0.51%포인트 끌어내렸다. 도시가스(-17.0%)와 더불어 전기료(-6.7%)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서비스 가격은 2.0%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3.9%, 월세는 0.3% 올라 집세 전체로는 2.7%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1.9% 상승했다. 전철료(15.2%), 시내버스료(9.2%) 등 대중교통 요금이 크게 오른 영향을 받았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1.8% 올랐다. 학교급식비(10.2%), 구내식당 식사비(6.1%), 공동주택관리비(4.0%)가 상승했다. 국제항공료(-9.6%)와 해외 단체여행비(-6.6%)는 내렸다. 국내 단체여행비도 8.5% 하락했다.
기재부는 "소비자물가는 올해 말로 갈수록 석유류 기저효과 축소, 실물경제 개선세 등에 힘입어 하방 요인이 완화할 것"이라며 "다만 이란 경제재재 해제 추이와 기상재해 등 변동 요인도 잠재돼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제유가와 기상여건 등 물가 변동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를 철저히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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