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체 대비 주가 선방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주가는 폭스바겐 사태가 터진 지난달 19일 이후 전날까지 1.2% 올랐다. 같은 기간 기아자동차는 3.1% 상승했다.
반면 글로벌 경쟁사들의 주가는 하락세다. 포드는 폭스바겐 사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3% 떨어졌고 제너럴모터스(GM)는 0.5% 올라 보합세를 보였다.
도요타와 혼다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각각 1.1%, 5.1% 주가가 하락했다. 닛산은 0.9%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조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자동차업계 전체에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자동차 종주국인 독일 브랜드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면서 국내 및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디젤 차량의 기술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하이브리드·수소연료전지차 같은 전기동력 기술에서 독일 브랜드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강점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이 이번 사건으로 현금 유출 및 이미지 하락, 조직 내 리더십 약화 등으로 마케팅 역량이 떨어져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폭스바겐을 대표하던 '클린디젤' 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사라지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진입을 추구하는 현대기아차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과거 도요타 리콜 때와는 달리 자동차 사고를 유발하는 치명적 결함이 아닌 만큼 폭스바겐의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현대기아차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라고 보기는 힘든 만큼 이번 사태로 현대기아차가 받을 수혜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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