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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전환율 낮추면 주거비 부담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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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계약 전환때만 구속력…재계약땐 무용지물
전환율 인하시 보증금 인상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공덕동에 사는 A씨는 최근 아파트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 2년 전 3억5000만원이었던 전세가 현재 4억5000만원까지 올랐는데, 기존 전세금을 그대로 둔 채 월 50만원을 내거나 보증금을 3억원으로 낮추는 대신 월 65만원을 내라는 게 집주인의 요구였다. A씨는 매달 갑작스런 지출이 발생하게 돼 당황스러운 반면 인근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요새 시세로 따져보면 어느 쪽도 무리한 수준은 아니니 잘 결정하라"며 "월세 1년치를 한꺼번에 입금하면 30만원 정도 에누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월세전환율 낮추면 주거비 부담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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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 전세의 월세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집주인들은 세입자에게 재계약 대신 보증부월세(반전세)를 통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인들 사이에서는 "기준금리 1.5% 시대에 전세를 놓으면 바보"라는 인식이 대세다. 과거처럼 집값이 오르기 어려워진 탓에 전세금을 은행에 예치하기보다 월세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월세 가격이 적정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월세전환율(연간월세/(전세금-월세보증금)*100) 상한선을 기준금리의 4배수 또는 10% 중 낮은 값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1.5%)를 감안하면 현재 전월세전환율은 6% 이내에서 운용돼야 적정선이다.


위 A씨의 사례를 놓고 보면 집주인이 기존 전세 보증금 3억5000만원을 그대로 두고 월 50만원을 요구할 경우 전월세전환율은 6%, 보증금을 3억원으로 낮추는 대신 월 65만원을 낼 경우는 전환율이 5.2%다. 법적으로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세입자인 A씨 입장에서는 전자의 경우 월 생활비에서 50만원이라는 목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후자의 경우 돌려받는 보증금 5000만원을 은행에 예치하더라도 이자는 월 6만원도 기대할 수 없어 월세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의 전월세전환율은 7.5%, 서울은 6.5%로 집계됐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은 경북이나 충북의 경우 각각 전환율이 10.6%, 10.0%까지 치솟았다. 서울시의 지난 2분기 전월세전환율 또한 평균 6.9%였고, 지역별로는 용산구와 종로구가 각각 7.6%, 7.4%로 높게 나타났다.


세입자들은 집주인들이 월세를 법적 상한선보다 높게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법적 상한선을 지키더라도 늘어나는 주거비 부담액이 너무 크다고 볼멘소리다. 이 때문에 보증금을 많이 올려주더라도 기존 전세 계약을 유지하거나 아예 새로운 전셋집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더욱 전세매물이 귀해지고 이로 인해 전셋값이 또다시 치솟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도 전월세전환율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최근 국회 서민주거복지특위에서도 전월세전환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바뀌면서 전환율이 시장 이자율의 3~4배 이상 돼 세입자의 주거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적정 수준으로 관리되는 전환율은 세입자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집값의 하향안정화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 입장에서 봤을 때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통상적인 주택 관리비나 월세가 밀릴 경우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하는데 무조건 월세 금액을 낮추라고 하면 월세로 전환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월세전환율의 적정 수준을 논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만약 전환율을 지금 수준에서 크게 내리면 집주인들은 결국 보증금을 높일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전월세전환율 상한선 조항이 유명무실하다는 데 있다. 전세계약 중간에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에만 적용되는 조항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전세 계약기간 2년이 종료된 후 연장할 때는 이 상한선이 적용되지 않을 뿐 더러 설사 집주인이 무리한 월세를 요구를 해도 신고할 곳조차 없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전월세전환율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자체가 적정 전환율을 매 분기 고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임차인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이 발의중"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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