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계약 대수 8000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9월초부터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임팔라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주문 후 출고까지 약 2개월이 걸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임팔라 돌풍의 비결로 경쟁력 있는 가격을 꼽는다. 미국에서 100% 수입하는 임팔라의 국내 판매 가격은 2.5 모델이 3409만(LT)~3851만원(LTZ), 3.6모델은 LTZ 모델 4191만원이다. 한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 ‘공격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는 한국GM의 표현대로 국내 판매 가격은 미국 시장 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미국에서 2.5LT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3만5000달러이다. 환율을 1200원으로 가정했을 때 420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도시세와 주세(州稅)를 더한 가격이 최종 가격이 된다. 어느 주의 어떤 도시에 사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데 대략 권장소비자가격의 10% 안팎의 세금이 붙는다. 세금을 더한 실제 구입가격은 3만8000달러(약 4560만 원) 정도가 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4500만 원에 살 수 있는 차를 국내에서는 그 보다 1000만 원 이상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게 어떻게 가능하지 의문을 제기한다. 수입차에 부과되는 세금과 미국에서 한국까지의 운송비 등을 감안했을 때 이런 가격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임팔라 가격은 미스테리”라고 말했다.
임팔라는 수입차이기 때문에 관세(통관가격의 4%)를 비롯해 개별소비세(통관가격의 3.5%), 개별소비세교육세(개소의 30%), 부가가치세(관세, 개소세, 교육세를 합한 금액의 10%) 등이 부과된다. 통관가격이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부과되는 세금이 19.6이다. 통관가격이 2000만 원이라면 부과되는 세금만 400만 원 정도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국내 판매에 들어가는 광고비, 운송비, 판매 수수료 등 판매관리비를 합한 가격이 소비자 가격이 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소비자 가격의 70%를 통관가격으로 보고 있다. 이 공식을 임팔라에 역으로 대입하면 3409만 원인 2.5LT의 통관 가격은 2400만 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 가격이 4500만 원인 차를 국내에 들여올 때는 2000만 원 정도 싼 가격에 들여온다는 것인데 GM이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거나 한국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팔거나 두 가지 중 하나”라면서 “경쟁이 치열한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특성상 폭리를 취하는 것은 어렵다고 봤을 때 한국 시장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내수 시장 점유율 10%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한 것은 맞지만 손실을 감수하고 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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