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아~ 정말, 선거철만 다가오면…."
포털 업계 한 종사자가 기자에게 한 탄식이다. 선거철이 임박하면 정치권에서 포털 업계를 향해 집중포화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은 여의도연구원이 최형우 서강대 교수에게 의뢰한 보고서를 인용, 포털의 편향성을 연일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6개월간 모바일 포털 뉴스 제목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부정적 제목의 비율이 야당에 비해 10배가량 많다고 했다. 또 당 대표 노출 빈도도 야당이 여당보다 많고, 기사 제목을 자의적으로 편집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분석 중 기자의 눈에 가장 거슬리는 것은 제목이다. 일단 기사의 제목은 언론사가 단다. 이건 상식이다. 언론사가 자의적으로 표출한 제목을 포털이 자의적으로 편집할 수 없다.
여당에 부정적인 제목이 많다는 것 역시 동의할 수 없다. 여당과 정부를 한데 묶어 야당을 비판한 제목 횟수와 비교한 것 자체가 모순이다.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정부를 비판ㆍ 견제하는 기사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인데, 여당과 정부를 묶어 부정적 제목을 집계한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10배가량 많다면 그건 여론이다.
당 대표 노출 빈도가 여당보다 야당이 많다는 것 역시 수긍할 수 없다. 이슈가 있는 곳에 언론이 있고, 언론은 그 이슈를 쫓는다. 기자의 기억에 올해 야당에 좋은 이슈는 그리 많지 않았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회는 '해당 보고서가 객관적이고 과학적 방법에 의해 작성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정치권의 '포털 때리기'는 선거를 앞둔 시점마다 되풀이됐다. 대선이나 지방선거를 앞둔 2006년, 2007년, 2009년, 2012년에 포털 임원들이 국감장에 불려 나왔다. 2006년 9월에도 여의도연구원이 포털 메인 뉴스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고, 당시 한나라당은 자의적 편집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포털 때리기가 '어디서 본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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