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지난해 서울시 산하기관의 부채가 약 22조원에 이르는데도 최근 3년간 3564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웅래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은 시로부터 산하기관의 부채 및 성과급 지급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노 의원에 따르면 시 산하 지방공기업 5곳(SH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농수산식품공사, 시설관리공단)과 출연기관의 부채총액은 22조10억원에 달한다.
이 중 SH공사 등 공기업 5곳, 서울의료원 등 12개 출연기관, 관광마케팅공사 등 18곳은 적자가 3037억원에 이르고, 매년 적자가 발생하거나 부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성과급이 지급되고 있었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2013년 기관평가 '다' 등급을 받았고 적자가 1723억원, 부채가 3조원에 달하는데도 임직원들이 460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서울메트로는 2012년에도 900억원, 지난해에도 501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기관평가 '라' 등급을 받은 서울도시철도공사도 3년 연속 부채가 증가했지만 기관장·직원모두 10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측정에서 최하위인 4등급을 받은 서울농수산공사의 경우 기관장은 280%, 직원은 195%의 성과급을 받았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기관은 하위등급을 받았지만, 기관장은 상위평가를 받아 성과급을 더 지급받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의료원은 최근 3년간 454억원의 적자를 냈고, 기관평가도 '나' 혹은 '다'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기관장은 3년 연속 A등급을 받아 일반 직원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았다.
노 의원은 "부채에 허덕이고 매년 적자가 나도 꼬박꼬박 성과급을 챙겨가는 기관장은 책임의식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시는 경영평가제도가 유명무실하게 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평가체계와 성과급제도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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