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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마침표 찍을까…대타협 '실행'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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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 효과 나타나는 4년간 지속적 추진해야
국회 입법화 과정에서 구조개혁 좌초 등 우려

노동개혁 마침표 찍을까…대타협 '실행'이 관건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제89차 노사정 본위원회에서 노사정위원들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에 사인을 하던 중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맨 오른쪽)이 "이거 제가 사인 안 하면 안 되는 거죠?"라고 농담을 하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경총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김 위원장(왼쪽부터) -백소아 기자 sharp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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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대타협 선언문이 '의미 없는 종잇조각'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개혁방향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타협이 가시적 효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3~4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부작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독일 하르츠 개혁의 경우 좌파정권인 슈뢰더 정권이 도입했고, 이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됐다. 좌우를 막론한 구조개혁에 대한 공감대와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개혁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대략 4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것에는 국민의 지지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르츠 개혁은 2002년 합의안 도출 후 3년에 걸쳐 시행됐다.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이후다. 연평균 성장률은 1%대에서 2%대로 올라갔고, 2005년 15.2%였던 청년실업률은 2006년부터 떨어져 2013년 7.9%를 기록했다.


'네덜란드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세나르 협약 역시 마찬가지다. 루드 루베르스 당시 총리는 1982년 정부 예산을 동결하는 강수 끝에 노사정 타협을 끌어냈고, 14년간 총리를 지내며 새로운 개혁모델을 만들어냈다. A4 1장 반 분량에 불과했던 합의문은 후임 총리 빔 콕이 그대로 계승하며 지속적으로 추진됐다.
 

노동개혁 마침표 찍을까…대타협 '실행'이 관건


한국의 노동개혁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 출범과 함께 본격화한 대타협 논의는 약 1년간 120여차례에 걸친 회의를 거쳐, A4 16페이지 분량의 합의문으로 축약됐다.


이번 합의문은 산업현장에서 노사갈등을 빚었던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임금제도 등 3대 현안에 대해 명확히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청년고용, 비정규직 차별, 사회안전망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선제적 개혁을 위한 대타협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급박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뤄진 과거의 사회적 대타협과 차별된다.


다만 한차례 결렬의 배경이 됐던 일반해고 기준 명확화, 취업규칙 변경완화,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한다'로 결론 내려, 사실상 '반쪽 타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특히 경제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이번 대타협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향후 구체적 협의과정에서 또 다른 진통이 예고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단체들은 "이번 합의는 오히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그대로 고착화시켰다"며 "한국 사회에 필요한 노동개혁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타협 선언 직후 민주노총의 승인 거부, 한국노총의 총파업 등으로 세부 실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쉬운 해고, 저임금 확산, 비정규직 확대, 노동시간 연장 등을 중단해야 한다"며 "결코 대타협으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회 입법전쟁도 난제다. 새누리당은 근로기준법, 비정규직법 등 이른바 5대 노동개혁 법안을 연내 입법화하기 위한 속도전에 들어갔고, 야당은 이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정치적 논리와 뒤섞여 구조개혁이 좌초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꼬일 수 있다는 점이다. 2003년 노사정이 비정규직 보호법안에 합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합의안과 다른 내용이 졸속 통과된 것이 일례다.


또 개혁 추진과정에서 기업이 정규직 고용을 꺼리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등 단기적인 부작용이 먼저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사회협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위기극복을 한 네덜란드나 아일랜드의 성공 비결은 정부의 일관되고 강력한 정책 추진력"이라며 "겉으로 드러나는 협약이라는 형식적 성과에만 집중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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