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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성장률의 열쇠, 女力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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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W리더십이 경제 살린다 ①]30대 여성 경력 '4R' 완성한다

OECD "2034년 한국 잠재성장률 1%대…여성 고용률 높여야 막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여성인구가 남성보다 많다는 여초(女超)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경제활동에 참가 중인 여성은 2명 중 1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평균 62.8%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15세 이상 여성 중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인구는 1145만7000명으로, 전체 여성의 52.1%에 그쳤다. 남성은 1560만7000명이 경제활동에 나서 74%의 참가율을 기록, 대조를 이뤘다.


연령대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 63.9%, 30대 58.7%, 40대 67.7%, 50대 63.2%, 60대 31.4% 등으로 나타났다.

대졸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4.1%에 불과했다. 이는 OECD국가 평균 83.3%(2013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20대 채용시장에서 62.5%로 여성에게 다소 뒤쳐졌던 남성들은 30~40대 93.9%로 급등하며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 이상의 경제참가율도 각각 89.1%, 53.8%를 기록, 여성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에 두각을 보였던 여성의 경제활동이 30대 이후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임신과 출산, 육아부담이 이 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OECD는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이 2034년에 1%대로 내려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여성 고용률을 남성만큼 높인다면 성장률 저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여성의 인재 활용이 국가적 과제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여초시대지만 '남녀유별(男女有別)'이란 족쇄는 여전하다. 대다수 남편은 여전히 집안일을 '내 일'이 아닌 '도와줄 일'로 여기고 있다.


의류업체에 다니고 있는 워킹맘 김혜경(36)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오후 8시가 넘는데, 그 때부터 또 다른 업무가 시작된다"며 "주변에서는 어떻게든 이 시기를 견뎌보라지만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자꾸 든다"고 했다. 김씨는 "이번달까지만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버티고 있는데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처럼 경력단절을 고민하다 실제 '경단녀(경력단절여성)'를 선택한 여성은 지난해 말 기준 197만7000명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5.4%가 30대다.


문제는 이들이 자녀 보육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한 후 재취업에 나서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지만 실현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경력 단절로 인한 채용 기피 분위기가 역력한데다 그나마 정부의 고용정책에 맞춰 경단녀 공채를 실시하는 대기업이나 금융권의 일자리도 수요를 한참 밑돈다.


실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이 올 상반기 진행한 경단녀 공채는 최고 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다.


여성의 생애주기 '4R'(Recruiting, Retain, Restart, Representation)의 고리가 경력유지와 재취업 단계에서 약화되다 보니 대표성(Representation) 단계에 진입한 여성은 극소수다. 한국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2% 미만인 이유도 이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여성 리더십을 위해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견고하게 함께 성장(Nurturing a sustainable future)'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임 여성인재양성센터 교수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경력은 치열하게 일하지 않으면 축적할 수 없다"며 "여성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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