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3일 열린 중국 전승절 기념 행사에 유독 경제 상황이 나빠진 자원부국 수장들이 많이 모습을 드러낸 데에는 중국의 '선물' 보따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 몫 한 듯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을 상기시키며 이들 국가 수장들이 열병식을 계기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중국의 지원을 받으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수요자 역할은 크다. 예컨대 올해 1~7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중국의 원유, 가스 대표 기업들이 대부분 국유기업인 점은 자원 부국들이 대(對) 중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와 밀착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유, 가스 가격 하락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기간 동안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데 필요한 50억달러의 자금을 중국으로부터 확보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금융, 항공, 외교, 과학기술, 경제, 무역, 투자, 전력, 교통, 인문교류, 인터넷, 자동차 등 20개 이상의 협정을 체결, 실질적인 경제협력도 확대해 나간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또 러시아 석유회사 OAO로즈네프트는 중국 국유기업 시노펙과 루스코예, 유류브체노-토콤스코예 등 러시아 유전 두 곳에 대한 개발 협력 계약을 성사 시켰다.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수단도 알바시르 대통령의 이번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14억달러 규모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서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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