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무릎의 높이', 샷 끝날 때까지 견고한 하체 유지해야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제이슨 데이(호주)가 생애 첫 메이저챔프에 등극한 동력은 '신기의 벙커 샷'이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의 격전지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스트레이츠골프장(파72ㆍ7501야드)이 무려 1000개에 육박하는 벙커로 악명 높은 '난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 또 항아리 모양에서 300평이 넘는 운동장만한 곳까지 세상의 모든 벙커가 다 모여 있다. 이번 주에는 각양각색의 벙커를 피하고, 극복한 데이의 벙커 샷을 배워보자.
아마추어골퍼들에게 벙커 샷은 일단 '두려움'이다. 코스디자이너들은 더욱이 골프장비 발달에 대항해 최근 턱이 높은 벙커들을 전면 배치하는 추이다. 남서울이나 솔모로 등 국내 골프장에서도 항아리벙커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이 격돌하는 프레지던츠컵의 격전지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이 대표적이다.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턱이 높은 벙커가 즐비하다.
<사진>을 보자. 데이가 지난 16일 PGA챔피언십 3라운드 당시 2번홀(파5) 그린사이드벙커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다. 임팩트가 끝나서 공은 이미 벙커 밖으로 날아갔지만 하체의 견고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바로 이 대목이다. 벙커 샷의 핵심은 '무릎의 높이'다. 경사와 상관없이 샷을 하는 과정에서 하체가 출렁이지 않아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아마추어골퍼들의 오류는 실제 임팩트 과정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공을 제대로 컨택하지 못하는 게 출발점이다. 페이스가 정확하게 모래를 파고들지 못해 공 윗부분을 때려 더 깊이 파묻히거나 생크가 나는 최악의 결과로 직결된다. 데이는 발 앞쪽이 낮아 중심을 잡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스탠스를 넓게 잡고, 샷이 끝날 때까지 높이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르막 벙커도 같은 맥락이다. 턱이 높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퍼 올리는" 샷은 절대 금물이다. 탄도는 클럽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56도 웨지를 선택했다면 페이스를 더 열어주고, 공의 위치를 평소보다 더 왼쪽으로 설정하면 된다. 스윙 크기는 작지만 피니시는 끝까지 다해야 한다. 그래야 웨지가 모래 아래로 파고 들어가 공을 높이 띄울 수 있다.
'프리 샷 루틴(샷을 준비하는 과정)'은 똑같다. 어깨와 양발을 타깃 왼편으로 정렬하고, 페이스를 열고(페이스를 열고나서 그립을 잡는다. 그립을 먼저 잡으면 페이스를 열어봐야 임팩트 시 충격에 의해 다시 닫힌다), 백스윙 궤도를 가파르게 들어 올렸다가 공 뒤 1인치 지점을 사정없이 내리친다. 스윙궤도는 물론 아웃(Out)- 인(In)이다. 마지막 팁이다. 항상 멋지게 탈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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