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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 3일간 마라톤협상…南北 '시간벌이'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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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 3일간 마라톤협상…南北 '시간벌이'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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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전면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자. 그러나 남북 모두 핵심 쟁점에 대한 한 치의 양보도 불가능하다."

남북이 무박 3일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이면서 회담을 장시간 끌고 있는 배경이다. 북한은 우리가 요구하는 목함지뢰나 포격 도발을 인정할 수 없고 우리는 북측의 사과 없이 확성기를 통한 대북방송을 중단할 명분이 없다. 그러면서도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 않은 것은 양측 회담 결렬 시 예상되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파장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은 5ㆍ24 조치 해제나 이산가족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통 큰 타결을 원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회담 속내가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경제난 해결로 분석되고 있어 우리로서는 더욱 확실한 대의명분 쌓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박근혜정부의 원칙론을 통한 대북정책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남북 모두 장기화되는 회담을 통해 실익을 얻으려는 포석이 엿보인다.


무박 3일간 마라톤협상…南北 '시간벌이' 셈법


북한은 이번 고위급 회담의 장기화를 통해 공언했던 '48시간 최후통첩'의 사실상 철회에 대한 명분을 얻고 군사적 긴장 강화를 통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은 포탄 도발 이후 우리 군이 대응 사격을 가하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긴급소집해 '남측이 대북심리전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48시간 내 군사적 행동을 강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이 제기한 최후통첩 시간은 지난 22일 오후 5시로 이때는 이미 남북이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던 시간이다. 북한의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북한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만큼 이 자리에서 공언했던 최후통첩 시한을 넘긴 만큼 이에 대한 명분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또 북한은 회담 기간 동안에도 무력을 접경지역에 배치하며 준전시상태를 유지해 한반도 내 긴장 상황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반대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의 긴장감을 하반기까지 끌고 갈 공산도 커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군사적 위기 해결을 위한 논의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 남북 교역 중단과 대북 지원사업 보류, 신규투자 금지 등이 포함된 5ㆍ24 조치로 인해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어 북한은 체제 강화를 위한 자금마련에 숨통을 터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열린 직접적인 계기인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나머지 의제는 무의미한 상황이다. 박근혜정부는 안보에 있어서는 확고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천명해 왔던 터라 이번 협상의 핵심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없이 다른 의제에만 합의할 경우 내부적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렇게 회담이 장기화되며 집중도가 높았던 적이 없다"며 "과거에는 회담의 실질적 성과보다는 홍보나 여론용으로 명분을 쌓는 데 주력한 회담이었다면 이번은 무엇인가 도출하려는 회담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남북의 팽팽한 기싸움이 군사적 행동으로 확전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은 "남북이 강대강 대결을 할 경우 남북 양쪽 모두 많은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응징하되 전선을 지나치게 확대시키지 않는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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