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月 시내면세점 사업자 고배마신 신세계·현대百, 전화위복
기존 숙원사업 몰두…일산·판교상권서 '대박' 행진
신개념 종합마트·수도권 최대 백화점으로 승부수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놓치고 칼을 갈았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기존 숙원사업으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1일 정식 개점한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 판교점은 프리오픈을 포함해 닷새 간의 영업일(19~23일) 동안 18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현대백화점 개점 점포로서는 역대 최대 매출이다. 지난 2011년 대구점의 오픈 5일간 역대 최대 기록인 178억원을 자체 경신했다.
특히 개점 첫 주말인 22일에는 매출 45억원을 기록해 국내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점 개점 첫 주말 매출(34억원)도 뛰어넘었다. 정지선 회장의 야심작,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국내 2번째 대형백화점이다.
이 같은 좋은 성적은 지난 7월 있었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의 실패를 딛고 판교점 오픈에 총력을 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교점은 수년여간 공을 들여 국내 최초로 입점시킨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 '이탈리(EATALY)'를 비롯해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인 '현대식품관', 미국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건강음료전문점 '조앤더주스' 등 최초로 선보이는 매장이 가득하다. 직접 현지 본사를 찾아가 입점 제안을 한 덕분에 얻어낸 쾌거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는 물론,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답게 알차게 들어선 MD 등이 분당상권을 넘어서 강남, 경기도 일대에서까지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7월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현대백화점과 마찬가지로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 역시 최근 정용진 부회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이마트타운을 통해 전화위복을 꾀하고 있다.
인근에 대형마트 10여곳이 자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일산상권에서 이마트타운은 6월 오픈 후 두달째 순항 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마다 서울이나 경기도 인근에서 방문한 나들이객들로 매장이 붐빈다.
이마트타운’은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이마트)와 창고형마트(트레이더스)가 동시에 입점된 매장으로, 20년이 넘는 노하우를 가진 이마트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다.
연면적 3만평, 매장면적 9000평이라는 거대한 규모에 새롭게 선보인 전문매장 더라이프, 일렉트로마트, 피코크키친, 몰리스,벤자민무어나 키즈 올림픽 같은 다양한 서비스 매장, F&B까지 더해 일산을 대표하는 쇼핑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마트타운이 6월 오픈 후 8월23일까지 기록한 매출은 누적 630억원이다. 고객도 총 110만명이 다녀갔다. 오픈 후 7월말까지 누적 매출이 38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이 곳에서 가장 인기 많은 일렉트로마트는 정 부회장이 '남자들의 놀이터'를 컨셉으로 선보인 매장으로, '일렉트로맨'이라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까지 더해져 기존 가전숍들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에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샵을 표방하는 더라이프도 선보여 최근 셀프 인테리어 열풍까지 등에 업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 모두 시내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한 이후 각자의 숙원사업에 더욱 집중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이마트타운 모두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 얻어낸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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