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20일 귀국…일본 출국 8일만
국내 지배구조 개선 등 그룹 정상화 속도 낼 듯
신 전 부회장과 화해 여부도 주목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귀국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조성된 반(反) 롯데정서 확산 등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쟁 장기화를 차단할 가족 간 화해 유도가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미리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이날 일본 출국 8일만에 귀국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12시(현지시간)께 하네다~김포 항공편에 탑승해 같은 날 오후 2시28분께 한국에 도착했다.
당초 신 회장은 당분간 일본 도쿄에 체류하면서 일본 롯데 계열사 현황 등을 점검한 뒤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신 회장이 예상보다 빨리 국내 귀국을 서두른 것은 산적해 있는 당면과제를 직접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풀어야할 현안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반 롯데 정서 차단이다.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그룹 지주회사 전환을 공표했다.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밝힌 그룹 순환출자 해소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그룹 지배구조 등을 개선할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TF팀장은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인 황각규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그룹의 계열사 조사에도 적극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해외 계열사 주주 및 주식보유 등의 현황을 제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계열사 지분 내역 등 공정위에서 요구한 서류를 오늘 퇴근 시간전까지 제출할 예정"이라며 "어느 정도의 내용까지 제출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재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롯데그룹의 전체적인 소유구조를 파악 중에 있다. 이를 위해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31일 롯데그룹에 계열 상장사의 최대주주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이날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었다. 공정위가 요구한 자료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내 롯데 계열사인 광윤사나 L투자회사도 포함돼 있다.
반 롯데 정서 차단은 다급히 풀어나가야 되는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급속히 확산됐다. 신 회장이 잇따라 차단에 나섰지만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던 지난 17일 주총의 장소와 시간조차 전날까지 한국롯데 측에선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좌지우지 한다는 비난이 더해졌다.
한편 신 회장의 귀국에 따라 삼부자간 화해 시도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신 회장은 이날 귀국길에서 부친, 형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다음날인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자신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신 총괄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회사 측(신동빈 측)이 제안한 의안 2건에 모두 찬성하지 않았다면서도 “교섭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신 회장과) 싸우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고 화해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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