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많고 계약해지도 어려워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외모 관리를 위해 피부관리실을 찾아 장기 이용계약을 했다가 중도 해지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피부관리실 내의 위생관리나 화재대비도 미흡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피부ㆍ체형관리서비스’(관리서비스)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1만4169건에 이른다.
계약 해제ㆍ해지 거부, 중도해지 위약금 과다 부과 등 ‘계약 해제ㆍ해지 관련 불만’이 8579건(60.5%)으로 가장 많았고, 효과 미흡, 부작용 등 ‘서비스 결과에 대한 불만’이 1712건(12.1%), ‘계약미이행(불완전이행)’ 1544건(10.9%), 강매, 무면허 의료시술, 의료기기 부당사용 등 ‘피부미용업소의 부당행위 관련 불만’이 1041건(7.3%) 순으로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ㆍ경기 지역의 피부관리실(100개)을 대상으로 계약 관련 사항과 의료기기 사용 및 무면허 의료행위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관리서비스 계약이 대부분 고가의 계속거래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는 업소가 82개(82.0%)였으며, 31개(31.0%)는 소비자의 계약해지 요구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9개(79.0%) 업소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영업목적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고주파기, 저주파기, 초음파기 등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7개(37.0%) 업소는 미용문신, 박피술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동기간(2012년 1월~2015년 6월)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피부관리실 관련 위해사례는 총 555건으로 매년 140여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관리서비스를 받고 난 후 피부염 또는 피부 발진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353건(63.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코, 입술, 발 등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47건, 8.5%), 피부미용기기(고주파 치료기, 스톤 등)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화상(46건, 8.3%)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소재 피부관리실 20개 업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해면
과 수건을 수거해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5개(25.0%) 업소에서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과 녹농균이 검출돼 위생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관리실은 자외선살균기 등 미용기구를 소독하는 장비를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4개 업소(20%)는 자외선살균기를 갖추지 않았거나 고장난 채로 방치돼 있었으며, 4개 업소(20%)는 살균기 내에 미용기구를 겹쳐 쌓아두는 등 소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또한 2개 업소(10%)는 화장품을 일반냉장고에 음식물과 같이 보관하고 있었으며, 4개 업소(20%)는 세탁한 용품들을 세탁 전 오염된 용품이나 신발과 같이 보관하는 등 기초적인 위생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피부관리실은 대부분 2개에서 7개까지 구획된 실을 갖추고 영업하고 있어 외부로의 탈출경로가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구획된 실마다 유도등을 설치하거나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설치한 곳은 각 1개 업소(5%)에 불과했다.
8개 업소(40%)는 주출입구 외에 화재 등 재난 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 또는 완강기 설비 등을 갖추지 않았고, 2개 업소(10%)는 인테리어 등을 이유로 완강기 창문을 폐쇄하거나 완강 기구를 비치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내부 마감재료를 불연재료로 사용한 업소는 한 곳도 없는 등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피부미용사업자 간담회를 통해 고가 계속거래의 경우 계약서 교부 의무화, 중도해지 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환불기준 마련,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피부미용 효능 관련 허위ㆍ과장광고 시정을 권고했으며, 위생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등 자율적 안전 점검 강화 및 관련 교육 실시를 요청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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