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사고에 대한 우리군의 대북 경계 및 감시체계에 대한 허점이 부각되고 있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이 목함지뢰를 매설한 장소는 우리 전방소초(GP)에서 750m, 일반전초(GOP)에 있는 우리 군 관측소(OP)에서는 2km 떨어진 곳이다. 합참은 북한군의 매설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여름철 녹음기에는 잡목과 수풀이 우거져 가시거리가 줄고, 우기철에는 안개까지 겹쳐 감시장비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군의 DMZ 이상행동은 지난해말부터 감지됐다. 합참은 북한군이 DMZ에서 10∼20여명씩 몰려다니며 일부가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 빠지는 이상행동을 식별했다. 최윤희 합참의장은 2013년 10월 취임직후부터 전방 GOP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다음 도발은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고까지 했다. 합참 정보본부에서는 북한군이 DMZ내에서 이동할때마다 우리군의 경고방송을 하지 않는 길목을 찾아내 이동경로를 만들고 있다는 내무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도 당한 셈이다.
북한군이 우리지역까지 들어와 지뢰를 매설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다른 경로에도 다수의 지뢰를 설치해 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는 DMZ 일대에 목함지뢰는 물론 M14, M16 대인지뢰와 대전차지뢰 등 남북이 그동안 매설해 놓은 지뢰가 도00만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탐지가 쉽지 않다. 특히 목함지뢰는 인명 살상용 대인지뢰로, 뚜껑을 열거나 발로 밟아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게 장치돼 있다. 목함지뢰의 상자는 소나무나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금속지뢰 탐지기로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에 북한의 이번 도발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군이 직접 매설했다는 것을 입증할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조사결과 지뢰가 유실됐을 희박한 가능성, 사고현장에서 수거한 잔해, 목함지뢰의 매설위치, 위장상태 등 정황증거만을 제시했다.
군당국은 현재까지 북한군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지뢰를 설치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하고 있다. 결국 북한의 지뢰매설을 입증하려면 주변의 추가로 깔린 지뢰를 찾아내야 하지만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진실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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