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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낮은 정부신뢰도, 문제는 소통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5초

우리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세계적으로 중하위권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제 공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정부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4%로 41개국 중 26위에 머물렀다. OECD 평균 41.8%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2007년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오른 것에 정부는 흡족해 할지 모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전의 조사여서 지금이라면 오히려 더 바닥권일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한 바탕은 신뢰에 있다는 것은 새삼 말할 나위가 없다. 아무리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호소하더라도, 아무리 올바른 방향을 잡아 많은 자원과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국민이 정부를 불신한다면 정책의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백성이 신뢰하지 않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불신무립ㆍ不信無立)'는 옛말도 있잖은가. 정부는 왜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세밀히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소통 노력이 그 전제다. 소통이라고 하면 흔히 '홍보'를 떠올리는데 국정 홍보는 일방적인 정부 입장의 전달이 아니다. 실제를 보기 좋게 포장하는 기술도 아니다. 현실과 문제들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공감대를 구하며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는 노력이어야 한다. 10여일 뒤 임기 반환점을 맞는 박근혜정부가 집권 후반기 개혁 과제들을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여러 경제 살리기 정책에서 제대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도 그 같은 진솔한 소통과 홍보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또 한 번 아쉬움을 자아냈었다. 박 대통령은 노동ㆍ공공ㆍ교육ㆍ금융 4대 개혁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의 담화는 일방적인 '발표' 형식이었던 것에서부터 국민들의 공감을 자아내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공공부문 개혁을 얘기한 이날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박근혜 대선 캠프 출신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정됐다. '일방통행'에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이 풍경들이야말로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장 이번 주 8ㆍ15 광복절 담화에서부터 일방적 주문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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