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눈에 보는 정부 2015(Government at a Glance 201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4%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다.
이번 조사를 위해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국가별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갤럽은 응답자에게 '국가 정부에 대한 신뢰(confidence)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도록 했다.
OECD 국가의 평균 정부 신뢰도는 41.8%였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도네시아 5위(65%), 터키 10위(53%), 에스토니아 22위(41%), 브라질 24위(36%)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함께 공동 26위를 기록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체코였다. 한국보다 정부 신뢰도가 낮은 국가는 주로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로 불리는 재정위기 국가들로, 이탈리아(31%)를 비롯해 포르투갈(23%), 스페인(21%), 그리스(19%) 등이 하위권으로 조사됐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들 재정위기국 이외에도 OECD 각국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OECD 회원국의 정부 신뢰도는 2007년 평균 45.2%에서 2014년 41.8%로 3.3% 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 정부의 신뢰도는 10%포인트 올랐다. 2007년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 파동이 발생했던 것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OECD 국가 가운데 최하권이었다. 한국의 사법제도 신뢰도는 27%(2013년 기준)로 조사 대상국 42개국 가운데 뒤에서 4번째였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사법제도 신뢰도는 54%였다.
한국에 뒤이어 사법제도 신뢰도가 낮은 국가는 콜롬비아(26%·지난해), 칠레(19%·2013년), 우크라이나(12%·지난해) 등 등 3개국에 불과했다.
국가 투명성 부문에서는 한국이 가장 정보(Data)를 잘 공개하는 국가로 꼽혔다. 한국은 정보 개방, 유용성, 재가공 등을 평가한 지표에서 1.0 만점에 0.98점을 얻어 조사대상국 29개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OECD 평균은 0.58이었다.
한국과 함께 상위권에 오른 국가는 프랑스(0.92점), 영국(0.83점), 호주(0.81점) 등이다. 미국의 정보 개방도는 0.67점으로 9위, 일본은 0.59점으로 15위에 그쳤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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