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여론戰 폈던 신동주 전 부회장, 칩거 상태
정부·금융당국, 지배구조 개혁 칼 뽑은 탓
신동빈 회장은 내부 업무 마무리·휴식 취할 계획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가 발생한지 10여일이 흐르면서 숨가빴던 폭로전과 진실공방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가오는 주말, 양측이 또다시 치열한 여론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지 벌써 11일째를 맞았다. 롯데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28일 오전 신동빈 롯데 회장을 주축으로 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그리고 이튿날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입국하면서부터 치열한 폭로전이 벌어졌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에는 신 총괄회장이 작성한 신동빈 회장 해임지시서를, 31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육성음성을 공개했다가 지난 2일에는 집무실에서 녹화한 신 총괄회장 동영상을 차례로 풀어가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지난 주말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도 입국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탈취를 주장하며 말을 거들었다. 지난 주말 있었던 신 총괄회장 부친 제사가 반 신동빈 라인이 집결하는 분수령이 됐던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폭로전은 바로 역풍을 맞았다. '교도소', '뺨을 맞았다'는 등 신 전 부회장의 적나라한 인터뷰는 오히려 치졸한 것으로 치부되며 침묵하던 신동빈 회장에 오히려 동정여론을 양산했다. 특히 그가 시종일관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은 '롯데=일본그룹'이라는 등식만을 각인시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까지 연결된 상황이다.
지난 3일 입국한 신동빈 회장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활발한 현장경영행보를 이어갔던 입국 직후와 달리 최근 조용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신 회장은 사흘째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해 밀렸던 업무보고 등을 받으며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금융당국 등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도 조용한 분위기다. 주말은 온 가족이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여론전에 적합하다. 따라서 지난 주말은 바쁘게 공세를 폈지만 이번 주말 섣불리 여론전을 펼칠 경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정부당국의 조사로 더욱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당분간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머무는 호텔에 자주 방문하며 칩거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이번 주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밀린 업무를 마무리 할 것"이라며 "주주총회 전까지는 당분간 현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