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7일 2만4000명 정규직 채용 골자로 한 일자리 대책 발표
올해만 5500명 신규 채용, 해마다 채용 늘려 2018년에는 7000명 선발
반 롯데 정서 확산 막기 위한 고육지책, 신의 한 수 될수 있을지는 미지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김소연 기자]경영권 분쟁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부수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2018년까지 2만4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의욕적으로 동참해 반 롯데 정서 확산 차단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강조한 청년 실업 문제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 호응하는 대응책을 하루만에 내놓은 것은 그룹차원의 위기감이 예상보다 크다는 방증이다. 경영권과 지배구조 등이 단시일안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놓은 신동빈 회장의 고육지책이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신입사원과 인턴사원을 포함해 2만4000여 명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올해에만 52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고 2016년에는 5550명, 2017년에는 6450명, 2018년에는 700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매년 신입사원의 35% 이상을 여성 인력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를 더 확대해 약 40%를 여성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국내 직접 고용인원은 9만5000명이다. 용역까지 포함하면 13만명, 판매 협력사원 등 롯데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간접고용 효과를 감안하면 35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고용정책이 차질없이 시행되면 5년 후인 2020년에는 현재 대비 60% 이상 증가한 15만5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간접 고용을 포함하면 총 59만명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그룹은 오너일가의 경영권분쟁이 촉발된 직후 그룹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에 대한 조사로 이어지면서 그룹 전반에 위기로 확산되는 데다 국적논란으로 국민감정도 크게 악화되며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경영권 다툼이 수면위로 떠오른 지난달 28일 이후 롯데 계열사 주가는 급락해 2조원 가량이 증발됐다.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확산 조짐까지 보이며 매출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황제경영과 과도하게 얽힌 지배구조, 416개의 순환출자 등을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까지 개입에 나섰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대기업 총수가 해외 계열사 현황을 투명하게 밝히도록 정보 공개 공시를 의무화를 추진키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일본 롯데 계열사 정보를 조사하기 위해 나섰다. 지배구조 문제에 당정이 현미경을 들이대는 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점도 조기진화에 나선 이유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모습과 함께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다각적인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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