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투자 메리트가 없다." 한전기술을 향해 증권업계가 날선 평가를 내놓고 있다. 1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부진한 실적과 깜깜한 전망에 목표주가는 줄줄이 하향조정됐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5일 한전기술에 대한 투자분석 보고서에서 "부진한 실적을 타개할 뚜렷한 방책이 없다"며 "낙폭과대 이상의 투자 메리트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원자력발전소 비중 축소·한국형 원전 수출 실패로 매출액은 감소하는 반면 인건비 중심의 고정비가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KTB투자증권의 냉정한 평가에 전일 한전기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3% 내린 2만8150원에 마감됐다. 지난해 말 5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한전기술은 올해 급격히 하락해 약 7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시가총액도 2000억원에서 10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른 증권사도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전기술의 2분기 실적 발표 후 KTB투자증권을 포함한 증권사 5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HMC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이 목표가를 5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30% 가량 내렸고,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목표주가를 각각 26%, 16% 낮춰 잡았다.
한전기술은 지난 2분기 잠정 매출액이 1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8.4% 줄었고, 영업이익은 76.9% 줄어든 7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하면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급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한전기술의 올해 추정 매출액은 연초 9255억원에서 7147억원으로, 영업익은 1188억원에서 490억원으로 줄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해외 원전 수주가 없다면 한전기술이 과거와 같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형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지킬 수 있는 양질의 해외 화력발전 수주가 숙제"라고 지적했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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