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차그룹이 이번에는 '국내 고객' 잡기에 나섰다. 위기일수록 국내 고객에게 집중하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특명이 내려져서다. 이번 2분기 실적만하더라도 내수 판매 증대에 힘입어 반등 기반을 마련한 만큼 국내 고객을 더 늘려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2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5월부터 7월까지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객 최우선 특별교육'이 지난주 모두 마무리됐다.
부사장 이하 임직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교육은 국내 고객의 중요성과 현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현장 직원 위주로 이뤄지던 고객 관련 서비스 교육을 본사 사무직 직원 열외 없이 참석하도록 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더욱이 5월부터 지난주까지 총 11회차에 걸쳐 모두 같은 내용의 교육을 50여분씩 진행했다. 일정상 정해진 시간에 교육 받지 못한 직원을 감안한 것으로 지난주 현대차 2분기 실적이 발표된 날 마지막 교육이 이뤄졌다.
특히 고객 서비스 향상만을 논하는 자리가 아닌 수입차들의 폭발적인 성장세,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 분석, 일부 국내 서비스센터의 그릇된 고객 대응법까지 꼼꼼히 살피는 시간이 마련됐다.
최근 논란이 된 내수·수출용 강판 차별 논란을 비롯해 에어백이나 급발진 논란 심지어 가격과 수익구조 등에 대한 문제도 심도있게 다뤘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서비스 질을 높이자는 캠페인성 교육이 아닌 고객을 직접 접하는 현장 직원은 물론 이들을 지원하는 사무직 직원에게도 고객 중요성을 일깨워주자는 의도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수입차에 내주고 있는 내수 점유율도 언급하며 '국내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66.9%로 지난해말(69.3%)과 비교해 2.4%포인트 빠졌다. 2009년 76.8%로 정점을 찍었지만 수입차 판매 증가가 본격화한 2013년 71.4%로 떨어진 후 지난해에는 70%대벽이 무너졌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2분기 실적이 국내 판매 증가로 반등한 점은 고무적으로 꼽힌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2분기 내수 판매량은 18만여대로 15만4000여대에 그친 지난 분기보다 16%, 기아차는 21만8000여대에서 24만2000여대로 10% 늘리는 데 성공했다.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강화 전략이 최근 해외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점도 국내 시장을 자극했다. 미국 내 현대기아차는 제이디파워가 조사한 '2015년 상품성 만족도' 평가에서 호평을 받아 주력 모델을 상위권에 올려놨고 현대차는 중국시장 소비자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서 드러났듯이 국내 시장 성과가 글로벌 성과의 기본이 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임직원 교육은 물론 블로거나 자동차 인터넷 동호회원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통 강화 전략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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