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120억달러(한화 13조8300억원) 규모의 해외 고속철도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수주전 서막이 올랐다.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정부와 민간 컨소시엄을 확고하게 구성하고 금융조달력까지 갖춰 필승전략을 짜고 있다. 대상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잇는 총연장 324㎞의 고속철도 연결사업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2일 개최한 민관합동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공개 설명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70여개 건설업체와 금융기관이 몰려들어 수주 전망을 밝게 했다. 이 고속철도사업은 내년 상반기 공개입찰에 부쳐질 예정이다.
공단이 이처럼 입찰 1년 전부터 적극적 행보에 나선 것은 사업을 수주할 경우 3만5000명의 신규 고용창출과 GDP성장률 0.46%의 상승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고속철도를 건설한 후 상용화한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관련 기술을 수출해 국제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에 공단은 8월14일까지 업체들의 참여의향서(LOI)를 받아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연말까지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현지업체를 포함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으로 수주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종윤 철도시설공단 해외사업처장은 "우리나라와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에서 진행하는 사업이고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수주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돼 기업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국인 중국ㆍ일본ㆍ독일ㆍ프랑스 등을 넘어서는 것이 과제다. 일본과 중국은 현지사무소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고, 유럽은 차량 제작사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중국은 '가격과 자금력', 일본은 '기술력과 자금력', 한국은 '기술안전과 지역개발 등 한국철도의 경쟁력'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금융 동원 능력이다. 이 처장은 "결국 자금조달력이 수주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토교통부가 적극 나서고 있지만 범부처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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