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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메르스 추경', 알고 보니 '졸속·끼워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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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목적 벗어나 중복·졸속·끼워넣기식 예산 26건 961억원에 달해...추경 위한 지방채 발행 취소 목소리 높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의 2015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본래 목적을 벗어나 정부의 추경과 내용이 겹치거나 타당성 검토도 없이 '묻지마'ㆍ'끼워넣기식'으로 편성된 예산이 26건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한 부분을 삭감해 1000억원대 지방채 발행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지난 16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후유증을 조기 극복하기 위해 1000억원대의 지방채까지 발행해가며 8961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메르스 추경'이다.

그러나 8961억원의 추경 예산 중 중복ㆍ졸속ㆍ끼워넣기식으로 편성됐다고 볼 수 있는 항목이 26건ㆍ9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122억원을 배정했는데, 이는 중앙 정부가 제출한 추경에서 외국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명목으로 기존 561억원에서 200억원을 증액한 것과 사업목적ㆍ공략 지역이 겹친다.

또 메르스로 타격이 심한 공연 예술 분야 지원을 위해 편성된 195억원의 예산도 중앙 정부와 중복 지원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시는 이 돈을 청소년, 청년, 복지 취약계층 공연예술 관람 기회 확대(100억 원),차상위 계층 통합문화이용권(8억 원), 공연예술 창작활동 지원(25억 원), 박물관 활성화 지원(12억 원), 지역 축제 및 문화행사 사업(55억 원) 등에 사용하기로 했는데, 정부의 추경 항목도 이와 거의 일치한다. 정부는 공연 관람 기회 확대를 위한 문화가 있는 날 사업 50억원 증액ㆍ티켓 하나 더 주기 300억원 신규 편성ㆍ소외계층 문화지원사업 305억원 증액 편성ㆍ문화관광 축제 지원 91억원 증액 등을 추경에 포함시켰다.


시급성이 떨어지거나 추경 목적ㆍ사유에 충족되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끼워넣기 식'으로 편성된 예산도 부지기수다. 서울브랜드 개발 및 확산(7억원), DMC택지공급(4억2000만원), 동대문쇼룸 설치 운영(20억원), 어울림 플라자 리모델링 사업(2억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일회성 이벤트ㆍ축제 예산을 '메르스 추경'에 끼워 넣은 경우도 있다. 서울관광인대회(2억원), 열린예술극장운영비(2억원), 중소상공인 창고대방출 대박 판매전 개최(4억5000만원), 한강갈(가을)축제비(2억원) 등이 그 사례다.


메르스와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사업 예산들이 '메르스 추경'의 탈을 쓰고 버젓히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있는 경우도 많다. 학교 화장실 만들기 사업(100억원), 여의도 임시선착장 개선(3억원), 9호선 전동차 38량 구매 및 차량기지 유치선 증설(333억원), 서남건 돔야구장 관련(3개 사업 총 85억원) 등이 이같은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타당성 조사ㆍ여론수렴 등 사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이번 추경에 밀어넣기식으로 들어간 예산도 많다. 서울시향클래식홀 건립 사업은 타당성 조사도 없이 이번 추경에 국제현상공모 실시 예산 2억원이 추가로 배정됐고, 서울형 창작극장 운영 예산 48억원도 시 사업 일정상 애초 7월 중 사업 추진 여부 등 방침을 세우기로 해놓았으면서도 일단 예산부터 확보한 셈이 됐다.


심지어 특혜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예산도 있다. 여의도 임시선착장 개선 사업비 3억원은 현재 매각 예정인 서울시 홍보선이 정박해 있는 곳으로, 시설 개선으로 인한 효과를 누리는 것은 홍보선 매입 민간사업자일 것이 뻔해 굳이 재정을 투자할 이유가 없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번 추경에 끼어 들어가 있다.


추경안 발표 당시 "살림살이가 정말 어려운 가운데 민생경제 살리기가 시급하다는 공감대 속에 편성됐다"는 장혁재 시 기획조정실장의 설명이 무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 안팎에서 추경안을 둘러 싼 비판이 거세다. 노동당 시당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 시의 1000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당은 "이 사업들만 배제해도 961억원을 아낄 수 있고, 그토록 생색내는 지방채 1000억원을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며 "꼭 필요한 사업은 제대로 심사하고 절차를 거쳐서 2016년 본예산에 반영해도 전혀 늦지 않다. 굳이 빚을 내서 이자까지 부담해가며 사업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사업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용석 시의원(새누리당ㆍ서초 4)은 최근 서울시가 서남권 돔 구장 개막식 행사비 2억원을 추경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1회성 전시성 행사에 2억원을 쓰겠다는 것은 '메르스 추경'이라는 이번 추경의 의미를 퇴색 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제리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도 22일 개인 성명을 내 추경을 위한 지방채 발행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추경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1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스스로 훼손시키는 결정"이라며 "6월 말 현재 서울시의 금고인 우리은행에는 수시입출금 예금 484억원과 12개월 미만의 단기금융상품 1조 885억원이 있데 평균잔고의 8.8%에 불과한 1,000억원이 없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추경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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