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6일 ''OECD 디지털 이코노미 아웃룩 2015'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는 OECD 주요 회원국의 통신요금 등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다양한 내용이 수록돼 있다. 자료가 공식 발표되자마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미래부는 한국의 전체 산업 대비 ICT 분야 부가가치 비중과 고용률은 각각 10.7%와 4%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를 인용했다. ICT 수출 비중과 부가가치도 각각 6%와 5%로 상위권을 차지한다는 것.
미국ㆍ일본의 전세계 ICT 상품 수출 비중은 지난 2001~2013년 기간 절반으로 감소된 반면, 한국은 그 비중이 증가한 유일한 OECD 국가라고 했다. ICT 관련 특허 비중도 2010~2012년 기준 약 48%로 2000~2002년과 비교해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래부 자료에는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 경쟁력 수준에 대한 내용은 쏙 빠졌다. OECD가 내놓은 보고서 원문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아일랜드ㆍ인도ㆍ중국ㆍ독일ㆍ영국ㆍ미국이 전체 ICT 서비스 시장의 6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최하위권이다. 지난 2013년 수출 규모는 20억달러(약 2조2956억원)로, 아일랜드ㆍ인도(52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진짜' ICT 강국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는 "완벽한 형태의 ICT 경쟁력이라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도 "ICT 경쟁력 비중을 놓고 봤을 때 20%가 하드웨어라면 80%는 소프트웨어가 차지한다"고 했다.
국민들에게 한국이 'ICT 강국'임을 강조하고 싶어 했던 미래부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코끼리 다리만 만지게 해서는 안된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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