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경필]
변호인측 “박 군수, 허위 사실 인지 못했다”…무죄 주장
박병종 고흥군수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세 번째 재판이 16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제1형사합의부(부장판사 정상규) 심리로 열린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치열한 유·무죄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증거신문에서 미국커뮤니티협의회(CNCS) 및 한미청소년협회 홈페이지 자료화면을 증거로 내세우며 “‘FQA(자주 묻는 질문)’란에도 ‘미국 거주자가 아닌 자는 수상할 수 없다’고 게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공식적인 규정이 아닌) FQA를 가지고 수상자격을 따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수상 추천 단체가 한국인 80여명을 추천한 바 있고, 국내 모 종교단체는 3차례나 수상하는 등 규정과 실제 시행 절차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피고 신문에서는 유·무죄를 결정지을 ‘허위사실 인식 여부와 시점’을 두고 첨예한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수상 당시 배경 및 절차를 비롯해 2014년 지방선거 중에 게재된 인터넷 G뉴스의 인지 여부를 따졌다.
이에 박 군수는 “선거운동을 위한 직무 정지 이후 세계독도사랑연맹 총재로부터 카톡을 통해 뉴스 게재사실을 알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사건의 경찰조사 직전에 자료를 받아 확인했다”며 “아직까지 허위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외교부가 받은 CNCS에 대한 답변에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이 없고, 의혹 보도 이후에도 선거공보 게재를 강행했다”며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반해 변호인 측은 “설사 무자격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피고가 허위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 측은 "2002년 대통령봉사상 제정 당시에도 수상 자격에 대한 규정이 없고, 그 이후에도 증거로 내세울 만한 객관적 규범이 없다”면서 “이번 재판에서도 수상 자격을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해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수상 무효 여부를 법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군수는 최후 변론에서 “현재 고령화와 인구 7만명이 무너지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협력하고 소통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사건으로 재판에 서게 돼 죄송하다”면서 “현명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변론을 마쳤다.
선고공판은 8월 13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 5월초 광주고등법원이 박병종 군수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에 대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재정신청 일부를 인용하면서 같은 달 27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이 사건을 정식 기소했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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