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中증시 등 해외악재 해소…순매수 기조 재개 기대감
美 금리인상·대형주 실적이 고비…"단기적 대량유입 기대는 힘들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스피시장에서 지난 15일 외국인이 대량매수세를 보이면서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재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불러왔던 그리스 및 중국 리스크도 해소되면서 외국인이 다시 '바이(Buy)코리아' 행진을 시작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357억원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2000억원 이상 순매수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에는 그리스 채무협상 난항과 중국증시 급락 등 대외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은 2조9399억원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14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1218억원어치를 팔았다.
대외리스크 해소에 따른 안도심리가 반영되면서 일단 유럽계 자금의 추가 유출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유럽계 자금이 단기 이탈됐던 시기 자금유출 규모는 대략 4조7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 사이였고 지난달 유럽계 자금이탈 규모가 3조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그리스와 중국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추가 유출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앞으로 계속 지속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올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진한 수익률을 올렸고 아직 대형주들이 확실한 실적 개선세나 호재를 가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매수세가 재개될 매력이 없는 상황이다.
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조36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말 34.1%에서 올해 32.4%로 1.74%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러한 괴리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편중됐기 때문이다. 올해 외국인은 대형주에 대해 8조2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9700억원, 1000억원 순매고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대형주 수익률은 1.76%에 그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수익률은 각각 34.9%, 34.7%에 달했다. 역시 외국인이 400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코스닥시장은 올해 40% 가까이 상승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바로 강한 매수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연준의장은 미국 의회 연설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재확인하는 발언을 하면서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다시 재부각되고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를 앞두고 미국 금리인상이 연내 개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달러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자산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해소되기 전에 유럽계 자금의 복귀를 당장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