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연계 추진시 동북아 발전 촉진할 것"
유라시아 친선특급 계기 한·중 협력 국제세미나 개최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4일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가 연계 추진된다면 동북아 지역의 역내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한중간 두 구상의 연계추진을 제안했다.
주 수석은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중 하나로 한·중 인문교류공동위원회 주관으로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제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한중 양국관계가 전략적 협력과 신뢰의 깊이가 심화되는 정열경열(政熱經熱, 정치와 경제 교류가 모두 활발하다는 뜻)의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주 수석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의 연계는 단절되고 고립된 북한이 세계의 변화에 동참하도록 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이 새로운 소비와 생산 지역으로 전례없는 성장과 지속적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런 협력의 일환으로 동북아에 특화된 소지역 개발은행으로써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주 수석은 "앞으로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가 내민 손을 잡고 협력의 장으로 나올때 동북아개발은행을 통해 북한의 경제개발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중 및 남·북·중 협력 등 다양한 수준의 협력사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개발은행(NEADB)'은 1990년대 북한·몽골·동북3성·극동러시아 등의 개발을 위해 제기된 뒤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주창했다. 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구상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이미 가동중인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최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세미나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주 수석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김영준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구미유라시아실장, 김재철 카톨릭대 교수 등이 우리측 패널로 참가했다. 중국측에서는 수거(蘇格)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원장, 콩쉬엔여우(孔鉉佑)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 궈센강(郭??)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 류진송(劉勁松) 중국 외교부 일대일로 담당 심의관 등이 참석했다.
양국 연구기관 참석자들은 일대일로 구상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하고, 양국 정부간 협력과 민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준 심의관은 "일대일로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서진전략(西進戰略)이지만 중국 주변부 외교의 핵심인 동북아와 연계되는 구상이 완성될 때야말로 일대일로가 포괄성과 완결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이는 북한의 경제개혁과 개방을 유도해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한중 FTA와 연계해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훙(?紅) 중국은행국제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두 구상을 연결 및 통합하는 과정에서 한중간 FTA 네트워크를 최대한 원활하게 활용해 공통 목표를 설정할 경우 양국경제무역 협력 수준을 포괄적으로 향상시켜 유럽과 아시아 경제의 통합을 추진할 수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번 세미나는 한중 양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각 구상에 대한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간 협력을 모색하는 최초의 양국 정부 주관 세미나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협력 방향 설정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향후 한중간 논의를 활발히 진행해 보다 구체적인 협력사업으로 발전,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오는 8월 중국에서 KIEP와 중국 거시경제연구원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가 가져올 한·중 협력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이날 19박20일간의 대장정에 오른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계기로 열렸다. 세미나가 열린 베이징은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지선이 출발하는 도시로 지선 열차를 타는 참가자들은 러시아 블리디보스톡에서 출발하는 본선과 오는 일 이르쿠츠크에서 만나 베를린까지 여정을 함께 할 예정이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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