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펜싱 경기가 열린 지난 6일. 경기장인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남자 플뢰레와 여자 사브르 개인전 입상자를 위한 시상식이 열렸다. 여자 사브르 은메달을 딴 김선희(27·서울시청)를 비롯한 수상자들이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걸고 선물을 받았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공식 마스코트 '누리비' 인형이다. 국제대회에서 관례처럼 하던 꽃다발 전달식은 이번 대회에서 볼 수 없다.
꽃다발 행사를 제외한 것은 송순남 시상팀장(56)의 아이디어다. 그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을 지켜보면서 '허식(虛式)'을 빼고 기억에 남을 선물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김황식 공동조직위원장(67)을 비롯한 대회 관계자들의 호응도 좋았다고 한다. "꽃다발은 받는 선수에게도 의미가 와 닿지 않고, 보관하기도 어렵잖아요.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자는 생각으로 건의했는데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시상식 곳곳에는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목표로 한 조직위원회의 노력이 담겨 있다. 시상대 120개를 비롯해 메달 받침대 스물다섯 개 등 관련 물품들을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로부터 물려받았다. 대회에 걸린 메달은 총 2648개(금메달 840개·은메달 840개·동메달 968개). 입상자에게 줄 꽃다발과 냉동시설 등 관리비용까지 더해 약 8억 원을 절약했다. 시상식 장비는 오는 10월 경상북도 문경에서 열릴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재사용할 계획이다.
비용 절감은 광주유니버시아드가 내세운 핵심 공약이다. 개·폐회식 행사 비용은 101억원으로 인천 아시안게임(316억 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국제대회를 유치할 때마다 불거진 시설물 사후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공을 들였다. 경기장과 훈련장 총 예순아홉 곳 중 새로 지은 경기장은 세 곳(남부대 국제수영장,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 광주국제양궁장) 뿐이다. 나머지는 기존 시설물을 개보수하거나 증축했다.
송 팀장은 "무분별한 예산 낭비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례들을 검토하고 대안을 연구했다. 국제대회 유치로 인한 폐해를 줄이고 광주 대회가 모범적인 선례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광주=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