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삼성물산 "ISS, 바이오사업 가치 반영 안해…주주에게 혼란" (상보)

시계아이콘02분 15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물산이 5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ISS는 지난 3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를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식 발표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ISS 보고서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고, "ISS는 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22.6%의 주가하락을 예상하면서도 객관적·합리적 설명없이 미래 불특정 시점에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걸로 전망되니 합병에 반대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ISS, 비현실적 목표주가 바탕으로 합병비율 산정"= 삼성물산은 "ISS는 합병발표 후 주가가 15% 상승한 걸 두고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스스로 인정하면서 바이오사업 가치 등은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ISS가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한 번도 실현된 적 없는 11만원으로 제시, 이를 근거로 1대 0.95라는 비현실적 합병비율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한 번도 10만원을 넘지 않았는데 비현실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설사 순자산가치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산출해도 1대 0.95는 비현실적"이라며 "ISS는 상장 계열사 보유 지분의 디스카운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삼성물산 건설·상사부문 기업가치를 오버 밸류에이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국내외 애널리스트의 제일모직 평균 목표주가는 17만4000원, 삼성물산 주가는 한번도 10만원을 넘은 적이 없다"며 "제일모직 상장 후 합병이사회 전일까지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출해봐도 1대 0.35에서 1대 0.44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ISS 보고서 일부가 엘리엇이 주장하는 부정확한 정보를 충분한 검토없이 인용해 주주에게 큰 혼란을 준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ISS는 삼성물산이 50% 저평가, 제일모직이 41% 고평가됐다고 주장하지만 객관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가치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사업의 가치를 시장은 7조5000억원으로 평가하는데 ISS는 불과 1조5000억원의 가치만 부여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ISS 보고서에는 이번 합병과 무관한 회사 명칭이 등장하며 주요 대주주의 영문명 표기가 3번이나 각각 다르게 표기되는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뢰성에 우려를 준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ISS 반대에도 합병 성사된 사례 있어"= ISS가 합병 반대 보고서를 냈지만, 삼성물산은 과거에도 ISS 권고와 다르게 주총서 결정된 경우가 상당수 나왔다며 합병이 무리없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을 앞두고 ISS는 피아트 주주들이 합병안에 반대할 것이라는 의견서를 냈다. 합병이 주주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고, 엑소르 그룹의 경영권은 심화된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주총 참석자 80% 남짓이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져 양사 합병이 승인됐다.


2013년 메트로PCS와 T모바일 USA의 합병에서도 ISS의 입장은 합병 반대였으나 주총 결과는 합병 승인을 포함해 10여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2012년 클렌코어와 엑스트라타의 합병을 앞두고도 ISS는 "합병의 장점이 매우 미미하며 시너지가 의문스럽다"는 견해를 냈지만 합병안 찬성률은 99.4%나 됐다.


이사진 선임 과정에서 ISS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지난달 구글 보상위원회의 이사진 재선임 안건에 대해 ISS는 "소수의 특정 이사진에 합리적 기준 없이 지나친 보상을 준다"고 반대했으나 이사진 3명은 재선임됐다.


지난 5월 듀폰 이사 선임 때는 ISS가 행동주의펀드인 넬슨 펠츠를 지지했지만 주총 결과는 반대로 듀폰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들이 모두 선출됐다.


일본의 사례도 있다. 소니가 히라이 가즈오 CEO를 재선임할 때 ISS는 최근 몇 년간 저조한 실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반기를 들었으나 주총 결과는 88%의 지지율로 재임명됐다. 도요타의 신주 발행 건도 ISS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행안건이 통과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 3월 CJ의 이사 재선임 당시 ISS는 사내이사들의 감시·견제 의무 불이행을 문제삼았지만 재선임 안건은 통과됐다.


SK C&C와 효성의 사내이사 재선임 과정에서도 ISS는 형사소추된 이사를 재선임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냈지만 주주들의 실제 반대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삼성물산은 IS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것과 관련,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 기대효과,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의도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외부전문기관의 세밀한 실사와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시너지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속 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당하고 적법한 합병 추진이며 지난 1일 법원의 가처분 소송 판결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로우며 무엇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SS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서 각국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투자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지침을 제공하는 회사다. 지난 3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