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규제문턱 낮은 지방광역시·수도권 분양시장 호조세
하반기도 재개발·재건축 및 신도시서 분위기 이어 갈 듯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올 상반기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비수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악재까지 겹쳤지만 올 여름 분양 시장은 유례 없는 성수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분양 아파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 9.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판교신도시 분양으로 인한 열기 이후 최고 높은 수치다.
정부가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수요자들의 대거 몰린데다 민간부분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따라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고 수도권 지역의 청약제도 규제 완화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상반기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9.9대 1이었고, 수도권 4.7대 1, 지방광역시 50.3대 1, 기타 지방이 4.2대 1을 보이며 지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지방광역시는 2013년 4.5대 1의 경쟁률에서 지난해에는 3배 이상 오른 15.7 대 1의 두자릿수 경쟁률을 보였고, 올 들어 또다시 전년대비 3배 이상 오른 50.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과열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청약경쟁률은 최근 5년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2011년 0.6대 1의 청약경쟁률이 매년 조금씩 상승하며 올해 상반기에는 4.7대 1을 나타냈다.
지난 2월 청약제도 간소화가 본격화되면서 수도권 분양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은데다 지방광역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청약 시장의 진입 문턱이 낮다 보니 청약경쟁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1순위 청약경쟁률 기준으로 전국에서 100대 1 이상을 기록한 단지는 모두 12개로 이 중 지방광역시가 9개, 수도권 2개, 기타 지방이 1개다.
부산의 '부산광안더샵'이 평균 379.1대 1로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해운대자이 2차'가 363.8대 1, 대구의 '동대구반도유보라'가 274대 1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는 하반기에도 분양시장의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 물량이 포진해 있는데, 이 가운데 9510가구에 이르는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이 주목된다. 이어 서초구의 한신5차재건축, 반포한양자이, 서초우성2차 등과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광교신도시가 추가 분양을 계획중이며 미사강변도시도 많은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구와 부산 등 지방광역시 역시 뜨거운 청약열풍을 예견하며 물량을 계속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김민지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실수요자라면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투자수요와는 다르게 관심 있는 지역의 향후 분양예정 물량 및 입주 물량을 체크하는 등 장기적인 지표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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