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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격리 누락자, 확진 이틀만에 사망…치명률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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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가 '불안한 진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감염이 주춤하는 사이 사망자가 계속 늘어, 치사율이 16.1%까지 상승했다.


특히 격리대상에서 누락된 감염자가 확진 사흘만에 숨지는 등 추가 확산의 불씨는 여전하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지난 22일 확진이 발표된 173번 환자(70ㆍ여)가 숨졌다고 25일 밝혔다. 대전 건양대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돌보던 45번(55ㆍ남)도 사망했다.


요양보호사인 173번은 지난 5일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로 실려갈 때 동행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병원 응급실에는 이미 사망한 '슈퍼전파자' 76번(75ㆍ여)이 머물렀고, 의료진 등 4명이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강동경희대병원을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하고 당시 응급실 방문객들을 격리조치했지만, 173번은 격리대상에서 누락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173번이 돌보던)환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173번이 아주 건강하다고 들어 격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73번은 다른 격리 누락자들과 마찬가지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 등의 증세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했다. 보건당국이 전날 공개한 173번의 이동 경로를 보면 메르스와 사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환자는 지난 10일부터 발열과 허리 통증이 나타나자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목차수내과의원를 내원한 뒤, 11일과 12일까지 두 차례나 더 이 병원을 찾았다. 인근에 있는 종로광명약국에서 처방약도 받아갔다.


12일에는 인근의 일선당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기도 했다. 고열과 기침 등의 호흡기증세까지 나타나자 15일 강동구 명일동 본이빈인후과를 다시 찾아갔다. 이날 스마일 약국에서 약을 사먹어 봤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17일 한 번 더 위드팜천사약국에 들렀다.


그는 결국 17일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를 찾았고, 22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의 흔한 증상 중 하나가 근육통이다. 대한감염학회가 국내 메르스 확진자 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8%가 입원 당시 근육통을 호소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의 주요 증상인 호흡곤란은 18.4%보다 많았다.


문제는 건강한 환자 보호자들이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감염학회의 분석에선 36명(36.7%)이 기저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날 사망자로 분류된 45번 역시 환자의 보호자다.


또 격리대상 누락자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채 확진 전 여러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추가 확산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날 새롭게 확진된 180번 환자(55)는 지난달 대전 대청병원에서 근무하다 부산에서 감염이 확인된 143번(31)이 찾아간 좋은강안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다.


한편, 메르스 신규 확진자는 1명이 추가돼 전체 감염자수는 180명으로 늘었다. 완치자는 모두 74명이다. 격리자는 2642명으로 전날보다 431명 줄었다. 또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는 1명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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