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5년1개월만에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수출은 금액은 물론 물량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0.70(2010년도 100 기준)로, 1년전보다 12.7%가 올랐다. 지수로는 2010년 4월 이후, 등락률로는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한 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다. 기준연도인 2010년에 한 단위 수출 대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100.70개라는 의미다.
수출가격(-9.1%)보다 수입가격(-19.3%)의 하락폭이 커 수출입 교역조건이 좋아졌다. 한 단위가 아닌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2.5% 상승한 129.97을 기록했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지난 4~5월 중 올랐지만 여전히 작년 동월 대비 낮은 수준이다"며 "두바이유 하락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폭이 컸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좋아졌지만 수출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29.07을 기록, 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년 전보다 0.2% 줄었다. 품목별로는 섬유 및 가죽제품(-14.5%), 목재 및 종이제품(-11.7%), 석탄 및 석유제품(-9.0%) 등의 낙폭이 컸다.
수출 금액지수는 더 나빴다. 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의 감소영향에 전달보다 9.3% 하락한 114.52를 기록했다. 5개월째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
한편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석탄 및 석유제품(-24.3%), 제1차금속제품(-15.7%) 등이 줄었으나 광산품(21.2%), 수송장비(28.7%) 등이 늘어 전년동월대비 3.3%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광산품(-26.3%), 석탄 및 석유제품(-51.4%) 등의 감소 여파로 1년전보다 16.7% 하락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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