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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지하철·버스 승객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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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지역감염확산' 우려에 '선제적 방어' 나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모세의 기적을 보는 줄 알았다". 최근 가벼운 감기로 기침을 했던 서울 소재 회사에 다니는 A(35)씨의 경험담이다. 지하철 좌석에 앉아 기침을 하니 어느새 옆 좌석 사람들이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뿐만 아니었다. 걸어가면서 기침을 했더니 사람들이 알아서 눈치를 보며 '침'의 사정권 밖으로 물러나는 것이었다. 게다가 지하철 내 사람들의 숫자도 평소보다 적어 A씨는 요즘 '지옥철'의 고통을 겪지 않고 있다.


이처럼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의 확산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감염을 우려해 지하철ㆍ버스의 이용을 꺼리고 있다. 전문가ㆍ서울시 등은 지하철ㆍ버스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하지만 '만에 하나'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이미 행동에 나섰다.

서울시는 16일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인 137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증상 발현 이후 8일 동안 서울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메르스가 기침 등을 통해 환자의 몸에서 붐비된 비말(침)에 접촉할 경우 전염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37번 환자와 같은 시간대 같은 지하철을 탄 승객들에 대한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내 감염 확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다른 확진 환자들의 이동 경로를 봤을 때 버스나 지하철을 함께 이용한 시민 가운데 환자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며 "(137번 환자가 이용한) 지하철은 병원보다 더 강하게 소독했으니 안심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시민들은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는 등 자체적 '선제 방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일요일이었던 지난 14일 대중교통 이용객은 569만 8000명으로 2주전인 5월31일 일요일에 비하면 159만9000명보다 약 21.9% 감소했다. 5월31일은 보건복지부가 격리대상자 급증을 이유로 대국민 사과를 해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던 때였다. 이후 6월4일 서울시가 심야 긴급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의사 환자의 감염 후 불특정 다수 접촉에 따른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국민들의 우려가 급격히 높여졌다. 국민들이 메르스 확산을 계기로 대중교통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교통 수단별로 보면 버스 승객은 이달 14일이 5월31일보다 80만 7000명(20.5%), 지하철 승객은 79만 2000명(23.6%) 줄었다. 이로 인해 운송수입금도 버스가 5억 9000만원, 지하철이 6억 5000만원 줄 것으로 예상됐다.


남산 1ㆍ2ㆍ3호 터널의 교통량도 이달 14일에는 11만 662대에 그쳐 5월31일보다 1만 4028대, 약 11.3% 감소했다. 차량 감소로 도심 통행속도는 5월31일 26.4km/h에서 이달 14일 28.4km/h로 7.6% 빨라졌다.


평일인 15일(월요일)의 대중교통 이용객도 주말만큼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많이 줄었다. 15일 대중교통 승객은 1081만 8000명으로 5월 다섯째주 평일 평균보다 182만명, 약 14.4% 감소했다. 교통 수단별로는 버스 승객은 같은 기간 93만 2000명(14.1%), 지하철 승객은 88만 8000명(14.7%) 줄었고 이날 운송수입금도 버스가 6억 8천만원, 지하철이 7억 2천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산 1ㆍ2ㆍ3호 터널의 15일 교통량은 13만 5971대로 5월 다섯째주 평일 평균보다 1만 2792대, 약 8.6% 줄었다. 도심 속도는 18.6km/h에서 21.1km/h로 13.4% 향상됐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출퇴근과 등하교 등 수요가 집중된 평일보다는 나들이, 쇼핑 등 탄력성이 큰 주말에 대중교통 이용객 감소폭이 더 컸다"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타지 않겠다'는 시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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