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러시아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루블화가 받을 수 있는 충격 때문에 추가 인하에는 좀 더 신중해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1.5%로 1%포인트 인하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올해 현재까지 금리를 총 5.50%포인트 인하한터라 중앙은행은 다음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더 낮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면서 "추가 금리인하는 없을 수도 있고 있다면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인플레이션 위협'을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추가 통화정책 완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물가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4%의 네 배 수준까지 올라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위협을 우려해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진짜 걱정하고 있는 것이 인플레이션이 아닌 루블화라고 주장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타티아나 올로바 이코노미스트는 "루블화는 '방 안의 코끼리'"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자칫하면 루블화 폭락을 야기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줄어든 보유 외환을 다시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달러 매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환율 통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이 외환시장의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달러 매입이 환율 통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일축한 상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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