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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예측 불허’…"한국인, 강력 전염은 항체없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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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률 前질병관리본부장, 메르스 취약요인 추정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과 달리 한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바이러스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르스 최초 발생지인 중동 지역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강력한 전파력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주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국내에선 메르스 관려 자료가 없어 최초에 사우디아리아비아의 자료로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다보니 국내 상황과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우디의 경우 오랜 기간 낙타와 접촉하다 보니 몸에 메르스 항체를 가진 사람이 많을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메르스에 대한 항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 메르스가 훨씬 강하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당초 메르스 감염력을 낮게 판단, '2미터 안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대상을 밀접접촉자로 정하고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10분 가량 노출된 아산서울병원 방호원이나 확진자를 직접 치료하지 않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까지 감염되면서 바이러스의 변이나 공기 감염 등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9~13일 국내 메르스 전파 상황을 점검한 뒤 "현재로선 공기감염의 증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도 변이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의 대규모 감염과 관련 병원내 감염관리가 소홀했던 점을 이유로 들었지만, 국내 '톱5 병원'인 삼성병원마저 2차 유행이 벌어지자 '슈퍼전파자'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강력한 전염력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전 교수는 "지금이라도 국내의 감염 전파 양상에 대한 재분석해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독일과 홍콩, 두바이 등에서 차출된 국제 연구진이 두바이에서 사육되는 낙타 900마리의 메르스 감염 이력을 조사한 결과 태어난 지 2년 이상 된 낙타들은 대부분 메르스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르스의 첫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12~2013년 메르스 증상이 없던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명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었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가볍게 앓고 지나간 경우다. 지난해 초 사우디의 또 다른 연구에선 확진환자 255명에 대한 논문 추적 결과 64명(25%)이 무증상 환자였다.


다만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 교수는 "중동 지역에서도 현재 메르스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상황이 아니라 사람에게 항체가 많지 않다"면서 "낙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많은 것은 맞지만 항체로 인해 전염력이 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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