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메르스 적극 대처 영향…5개월만에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정치권의 권력지형 역시 지각변동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주요 인사들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박원순 시장을 필두로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국민들의 신망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15일 지난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주에 비해 5.7%포인트 하락해 34.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이달 첫째주에 4.4%포인트 하락한데 이어 지난주 역시 지지율이 떨어져 지난달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지지율이 10.1%포인트 폭락했다.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만에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4월 3∼5주, 11.8%포인트),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11월 4주∼12월 2주, 10.2%포인트) 이후 이번이 세 번째라고 설명했다.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7.5%포인트 상승한 60.8%를 기록했다. 이같은 부정평가는 연말정산 논란 직후인 2월 첫째주(62.3%)에 이어 취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31.8%였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망자나 확진ㆍ격리자 숫자가 증가하거나 3차 감염우려 소식 등 정부의 대책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때마다 큰 폭의 하락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부산ㆍ경남ㆍ울산 지역의 경우 지난 2주 사이에 지지율이 15.9% 폭락하면서 35.5%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30대 지지층 역시 2주 사이에 지지율이 15.4%포인트 하락하면서서 15.5%를 나타냈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지지율이 상승했다. 박 시장은 올 1월 첫째주 이후 처음으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로 떠올랐다.
박 시장의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6.1%포인트 상승한 19.9%를 기록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박 시장의 지지율은 '서울시와 서울시의사회간 민관합동 메르스 대응체계 구축', '메르스 3차 유행 잠재 발원 병원에 대한 봉쇄 명령' 등 일련의 조치가 있을 때마다 상승세를 보였다. 지지율이 급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박 시장은 서울, 광주ㆍ전라, 20대와 30대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앙정부의 무력한 대처속에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함에 따라 잠룡으로 거론됐던 광역자치단체장의 지지율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지지율이 0.2%포인트 상승해 4.2%로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6위를 기록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지지율이 0.9%포인트 상승하며 9위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박 시장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메르스 사태 이후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돼지국밥집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함께 새누리당의 지지율 역시 하락 흐름을 보임에 따라 김 대표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역시 하락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김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3.8%포인트 하락한 19.5%로 나타났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0.8%포인트 하락한 17.5%로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과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전화면접 18.1%, 자동응답 6.4%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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