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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기습한 엘리엇, 2월부터 공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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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비율 불공정' 화두 던지고 관망, 명분 빼앗긴 삼성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며 임시주총에서의 표대결을 예고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지난 2월부터 삼성 공격을 준비해왔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삼성물산 임시주총의 의결권 확보를 위한 마지막 거래일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엘리엇이 추가 의결권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우호세력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엘리엇, '합병 비율 불공정' 화두 던져 놓고 관망= 삼성물산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2월 삼성물산측에 제일모직과의 합병 여부를 질의했다. 당시 삼성물산의 대답은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엘리엇은 3월께부터 삼성물산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합병 발표 직전까지 5% 미만의 주식을 보유했던 엘리엇은 합병 발표 직후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공시 시기도 미묘하다. 지난 4일 지분 확보 공시를 해 추가의결권 확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주주명부 폐쇄일을 감안하면 이날부터 확보한 지분은 의결권 확보가 불가능하다.

화두만 던져 놓고 관망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외국계 주주 중 어느 쪽이 엘리엇과 뜻을 함께 할지 여부를 놓고 갖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개인 주주 역시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며 네이버 카페까지 만들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엘리엇은 합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소 지분의 매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린 셈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엘리엇은 이미 소액 주주들의 권리를 대변한다는 명분을 손에 쥐었다"면서 "본격적인 표대결을 통해 합병을 무산시키기 보다는 최소 지분으로 자신이 주장하는 세를 규합해 향후 끈질기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관여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에 걸림돌은 없겠지만 명분 빼앗긴 삼성=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무난히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주주 대다수가 합병에는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거대 사업지주 역할을 하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클 전망이다.


합병에는 찬성하지만 주요주주 상당수는 합병 비율에 대한 불만이 많다. 현행법상 합병 비율 산정에는 문제가 없었다지만 합병 발표 직후부터 지나치게 삼성물산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법하게 산정된 합병 비율이고 합병 이후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합병 비율에 대해 불만이 높다. 합병을 무산시켜야 한다는 엘리엇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합병 비율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액 주주들은 네이버 카페까지 만들어 엘리엇에게 의결권을 넘기자며 집단행동까지 나서고 있다.


때문에 삼성그룹이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이 경영에 간섭할 빌미를 줬고 이로 인해 지금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엘리엇 사태는 지배구조의 취약점 등 구조적인 문제 보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그만큼 크고 다양해 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삼성의 취약점을 노린 엘리엇의 사례처럼 국내 기업들도 구조개혁에 있어 충분한 명분을 쌓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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