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비용 적게 드는 것은 아니야…일반 결혼식과 큰 차이 없는 경우도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예비신부 A씨(32)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9월로 예정된 예식을 최근 대세가 된 '작은 결혼식'으로 치르려고 알아봤지만, 생각보다 그 액수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웨딩홀에서 하는 판에 박힌 결혼도 싫고 좀 더 특별한 결혼을 하고 싶어 교외의 레스토랑을 빌려보려 했는데 웨딩테이블, 음향시설, 꽃장식 등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컸다"면서 "모든 형식을 포기하기는 싫고, 소규모로 격식을 갖춰 준비하려고 했더니 일반 결혼식과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배우 원빈 이나영 커플, 가수 이상순 이효리 커플 등 연예인들의 조촐한 예식이 확산되면서 예비부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작은 결혼식'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한 격식을 포기하고 간소하게 치른다는 본래의 개념과 달리, 어느 정도는 형식을 갖추면서 하객만 적게 초대하는 식으로 전개하려는 부부들이 많기 때문이다. 웨딩시장이 합리적으로 작은 결혼식을 치르기 어려운 구조를 띠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 및 레스토랑에서의 '작은 결혼식'에 소요되는 인당 평균 비용은 4만원 수준이다. 호텔 예식의 인당 식대(8만~9만원)와는 편차가 크지만, 강남권 웨딩홀의 평균 식대(4만4000원)와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전문 웨딩홀이 아닌 곳에서 예식을 치러야 하는 탓에 설치비나 대관료, 생화장식, 웨딩촬영 액자 등에 추가비용이 들어 사실상 일반 예식과 비용면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업계에서도 '작은 결혼식'의 의미와 방식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선애 대명본웨딩 부대표는 "대부분 작은 결혼식이라고 하면 비용 또한 적게 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하객이 적은 인원을 받아주는 하우스웨딩홀 혹은 호텔 연회홀의 경우 대관료, 꽃장식, 식대 등 비용적인 측면에서 일반 웨딩홀 보다 비용이 전체적으로 증가한다"며 "적은 하객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작은 웨딩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예산과 상황을 고려해 웨딩홀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작은 결혼식'을 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명본웨딩에서 웨딩컨설팅을 진행하는 예비부부 중 10명중 1.5명 꼴로만 '작은 결혼'으로 진행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결혼정보 업체 온리-유의 설문조사에서도 원하는 결혼식 수준에 대해 남성은 응답자의 34.5%가 '평범하게'라고 답했고, 여성은 절반이 넘는 55.3%는 '호화롭게'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여성의 34.5%는 결혼식 장소로 가장 좋은 곳을 ‘호텔’로 꼽기도 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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