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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메르스콜센터 전화 22% "발병 지역·병원 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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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이후 콜센터 전화 홍수…건강상담 많지만 불안감 호소·폭언 등도 여전

[메르스 공포]메르스콜센터 전화 22% "발병 지역·병원 알려달라" 메르스 마스크.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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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신고 콜센터(핫라인)에 접수된 상담내용 중 적지 않은 수가 발병지역ㆍ병원을 묻거나 정부비판ㆍ불안감을 호소하는 전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늑장 대응과 메르스관련 정보 비공개 방침에 적지 않은 시민들이 분노ㆍ공포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질병관리본부 연구사ㆍ연구관ㆍ전문연구원 등을 통해 콜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2일까지 나흘간의 상담건수는 3044건에 이른다.


운영초기 콜센터로 접수된 상담건수는 30일 451건, 31일 489건 수준으로 그다지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메르스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1일 상담건수는 997건으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메르스 확진자 이모(57ㆍ여)씨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2일에는 그보다 더 늘어난 1107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초기 주간 20명, 야간 6명 규모로 유지되던 콜센터는 3일부터 주간 40명, 야간 20명 규모로 확대됐다.

상담건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두통ㆍ발열ㆍ기침 등 메르스 주요 의심증상이다. 콜센터가 2일 이뤄진 상담내역 1107건을 분석한 결과 405건(37%)이 증상과 관련된 상담이었다. 메르스 발병 지역ㆍ병원에 대한 문의는 총 239건(22%)으로 의심증상 관련 상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콜센터 관계자는 "환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나 지역ㆍ병원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그러나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전화로 메르스 발병 지역 등을 묻는 경우가 많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막연한 불안ㆍ공포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44건(4%)에 이르렀다. 콜센터의 설치목적과 다르게 정부를 비판하는 상담전화도 34건(3%) 이었다. 특히 불안감을 호소하며 상담원에게 욕설ㆍ폭언을 퍼붓는 사례도 78건(7%)에 달했다. 메르스 첫 환자 발생 이후 정부가 보여준 난맥상에 대한 국민적인 반감(反感)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인 셈이다.


다만 이같은 전화가 이어지며 애꿎은 상담사들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박선희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은 "폭언ㆍ욕설 전화의 경우 한 번 걸려오면 최소 30~40분은 응대해야 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콜센터 직원교육 때 시민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는 상태니 많이 참아야 한다고 주문하긴 했지만, 직원들이 이어지는 폭언ㆍ욕설 등에 트라우마를 받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역병감시과장은 "분노한 시민들이 전화를 오래 하게 되면 정말 통화가 필요한 분들이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질타도 필요하지만 비판은 다른 매체를 통해 하고, 의심환자들이 적기에 신고할 수 있도록 (콜센터 전화는)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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