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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지정 안된 '메르스'…문제 있다 vs 없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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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확산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가 법적으로는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감염병이라는 법적 근거가 없어 향후 조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발병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지정돼지 않은 건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메르스가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포함돼 법적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메르스는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감염병예방법은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행 감염병에 대해서 '제4군 감염병'으로 분류해 예방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제4군 감염병은 보건복지부가 고시로 정한다. 2003년과 2009년 세계적으로 사망자를 낸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과 신종인플루엔자는 제4군 감염병으로 병명이 법에 명시돼 있다.

정치권은 2012년 발생한 메르스가 3년이 지나도록 감염병으로 지정돼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발병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메르스에 대한 걸 규정하지 않아 보호나 의무 강제할 수 없는 법적 미비 상태"라고 밝혔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스는 분명히 명시가 돼 있는데 메르스는 없어 의료당국 대응이 미흡했던 건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사전 예방에 너무 안일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방문할 당시에도 메르스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장관은 국회에 참석해 순방 시 메르스가 창궐했던 것에 사전 정보를 알았냐는 질문에 "솔직히 크게 신경은 쓰지 못했다"고 답했다.

메르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향후 조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0년 개정된 감염병예방·관리법은 감염병 환자를 진단한 의사는 소속 의료기관장에게 보고하고 의료기관장은 담당 보건소장에게 곧바로 신고토록 하고 있다. 신고를 소홀히 한 의사나 의료기관장은 2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정부는 현재 의료기관들에게 메르스 확산의 책임을 강하게 묻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가 명확하게 '감염병'으로 명시돼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 책임만 묻는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예산 등 대책 마련에도 '감염병'에 대한 법적 기반이 제대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복지위 관계자는 "메르스가 법적으로 제대로 명시돼지 않으면 신고를 강제하거나 방역 예산 마련 등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제4군 감염병에 명시돼 있는 '신종감염병증후군'에 메르스를 포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적용하면 법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국회 복지위에서 "메르스에 대해 2013년부터 실질적인 대응을 해 왔고 2014년도에는 종합적인 관리지침을 만들었다"며 "메르스가 법령으로 명시가 안되어 있어도 신종감염병증후군이라고 하는 것으로 표현이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 이와 같은 표현이 부족하다면 보강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늦장 대응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3년 초에 급격히 확산된 사스에 대해서도 2003년 10월에 '감염병' 지정 목록에 추가했다. 2009년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의 경우도 2008년에는 포함되지 않다가 추후 들어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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